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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 국민의당, 지도부 총사퇴… 4개월 만에 또 비대위 체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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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 국민의당, 지도부 총사퇴… 4개월 만에 또 비대위 체제로

입력
2017.05.1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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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오른쪽)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이날 당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힌 박지원 중앙상임선대위원장 뒤를 지나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오른쪽)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이날 당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힌 박지원 중앙상임선대위원장 뒤를 지나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내에선 벌써 바른정당 통합론ㆍ민주당 복귀설 솔솔

안철수는 정치 활동 거듭 시사…”재충전 시간 가지겠다”

19대 대선에서 정권 창출에 실패한 국민의당이 내부부터 무너지고 있다. 당 지도부는 텃밭인 호남에서 참패하고 전국 득표율 2위까지 자유한국당에 내준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으며, 당은 4개월 만에 비상대책위 체제로 돌아갔다. 지도부 공백 속에 당내에선 벌써부터 바른정당과의 통합론과 민주당 복귀설이 고개를 드는 등 대선 패배의 무게가 당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박지원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면서 “지도부가 사퇴하고 새로운 모습의 당으로 나아가자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당 운영 방식으로 비대위 체제를 제시했다. 박 대표는 “현 원내대표 임기가 완료되고 다음 주쯤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며 “선출될 새 원내대표에게 비대위 구성권한을 위임해 현 상황을 풀어나가자고 제안한다”고 밝혔다. 신속한 지도부 총사퇴를 통해 지루한 책임론 공방을 막으면서, 최대한 이른 시간에 대선 패배 국면을 전환시키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박 대표 등 지도부의 의지와 달리, 당내에선 고질적으로 반복되던 연대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심지어 그동안 자강론을 주창, 최전선에서 연대론을 반대했던 안철수 후보마저 이날 재충전을 선언하고 당과 거리를 두기 시작해 국민의당의 앞날은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 되고 있다.

연대론의 핵심 축은 바른정당과의 통합 여부다. 통합파들은 “대선에서 2위를 차지한 한국당의 정치적 존재감이 다시 커질 것이 자명한 만큼,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통해 당 규모 면에서 우선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대선 과정에서 바른정당 일부 의원들이 국민의당 합류를 희망했던 만큼, 당론만 정하면 현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당내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한 현역의원은 “아무리 대선에서 호남의 표를 많이 못 받았어도 바른정당과 통합은 절대 안 된다”며 “그나마 남아있던 호남 지지세가 눈꽃처럼 날아가고 국민의당의 정체성도 소멸될 게 뻔하다”고 강하게 반대했다.

민주당 복귀설도 솔솔 피어나고 있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민주당과 가까운 몇몇 의원들이 복귀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타진하고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며 “새 정권 초기부터 ‘철새 정치인’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금방 당을 옮기긴 힘들겠지만, 민주당의 자세에 따라 상황은 언제든 급변할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안 후보는 흉흉한 당 분위기 속에서 정치 활동을 이어갈 뜻만 재차 시사했다. 안 후보는 이날 해단식에서 “저는 패배했지만 좌절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패배의 경험을 대한민국의 미래와 자산으로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밤 대선 패배 수락 연설에서 “미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를 이날도 유사하게 반복한 것이다. 그는 해단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분간 재충전을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다만 재충전의 방식과 시간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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