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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의 선택이 2017 대선구도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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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의 선택이 2017 대선구도 좌우한다”

입력
2017.01.2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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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촛불 민심 민주당行

‘박근혜 심판론’ 문재인에 힘 실어 줘

반기문, 경쟁력 확보 재정비 필요

정한울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연구교수)

[그림1] 빅6 다자대결 지지율 변화 추이

총선 국면 총선 후 최순실게이트 탄핵 국면

자료: 한국일보·코리아리서치(2016.6), KBS·칸타퍼블릭(2016.11), 한겨레·한국리서치(2016.10), 한국일보·한국리서치 (2016.02,03,04,12/2017.01)

설 연휴를 앞두고 속속 대선주자들의 출마선언이 이어지면서 어느덧 촛불정국에서 대선정국으로 국면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설 연휴가 끝나면 야당과 반기문 후보 진영을 중심으로 치열한 예선전이 펼쳐질 것이다. 한숨 돌리며 지난 한 해의 대선여론을 되짚어보고 본격적인 선거전을 조망해볼 시점이다.

2016.2~4.13 총선 : 충격의 여소야대, 여대야소 전망 비웃어

총선이 시작되기 전 2월만 해도 누구도 새누리당의 여대야소를 의심치 않았다. 야당은 둘로 쪼개졌고, 새누리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의 두 배를 넘어섰다. 한국일보-한국리서치 총선1차 조사에서 반기문 총장은 21.5%, 문재인 후보는 12.6%, 안철수 후보는 4.8%에 그쳤다. 그러나 대통령과 친박의 소위 “진박공천”과 “옥쇄파동”을 거치면서 새누리당 지지층이 이탈하기 시작했다.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여소야대”의 전망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본지 4월8일자 “흔들리는 여대야소 전망”). 선거결과는 여소야대였다. 더민주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 순위가 바뀌었고, 차기 주자 선호도에서도 문재인 후보가 반기문 후보를 처음으로 앞서기 시작했다.

총선 이후~9월 : 보수층 정비-야당 답보, 반기문 대세론 부상

문재인 후보의 우위는 오래가지 못했다. 충격적인 선거패배 이후 새누리당은 공천에서 배제시켜 탈당을 압박했던 유승민 의원 등 탈당파 의원의 복당을 허용하면서도 체제정비에 나섰다. 청와대와 여당은 전격적으로 사드배치를 발표하면서 이완되었던 보수층을 재결집시키는 계기를 갖게 되었다. 새누리당 정비가 이루어지면서 동시에 차기 새누리당 주자로 반기문 총장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6월에 실시한 한국일보-코리아리서치 창간조사에서 반기문 후보는 다자구도에서 33.0%까지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반기문 대세론”이 부상했고, 친박진영의 주판알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반면 호남패배의 여파로 네팔-부탄으로 떠난 문재인 후보는 절반 수준인 15-17%의 지지율 답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총선에서 “강철수” 이미지로 기대를 모았던 안철수 후보는 김수민의원, 박선숙의원이 선관위에 고발되면서 위기에 몰렸다(지난 1월 11일 1심에서 무죄판결이 났다). 결국 지지율은 총선 전으로 복귀했고 공동대표직에서도 사퇴해야 했다.

10월~12월 9일 최순실 게이트와 촛불정국, 반기문의 추락과 이재명의 부상

여소야대의 충격은 야당의 자충수와 맞물려 생각보다 빠르게 회복되는 양상이었다. 최순실 사건 직전 9월에 실시한 대부분의 조사에서 반기문 후보는 다자, 3자, 양자 구도에서 모두 문재인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리는 상황이 연출되며 문재인 필배론이 고개를 드는 분위기였다. 상황이 급변한 것은 10월 JTBC 태블릿 PC 녹취록 보도로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이 세상에 드러나면서였다. 개헌과 김병준 전 총리 지명으로 국면을 돌파하려고 했으나 검찰수사 전면거부로 시민의 불신과 분노를 일거에 폭발시켰다. 연인원 천만이 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매주 전국을 뒤흔들었다. 40%대 지지율 회복을 앞두던 대통령 지지율은 한자리수로 떨어졌고, 35%까지 복원되었던 새누리당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졌다.사건 초기인 10월 조사에서부터 급락하기 시작한 반 총장 지지율도 동반 하락했다. 대신 촛불 민심에 앞장섰던 이재명 성남시장만 오차범위내에서 반기문 총장을 3위 자리로 밀어냈고, 문재인 후보를 역시 추격하는 일약 빅3 후보로 올라섰다.

촛불정국에서 대선정국으로: 국회탄핵 가결 후 대선관심도 급상승

대선 초기 최대변수인 반기문 출마선언, 지지율 반등에 실패

촛불과 탄핵국면의 가장 큰 타격은 반기문 총장이 받았다. 12월 9-10일 국회탄핵가결 직후 한국일보-한국리서치가 조사한 여론조사에 14.1%까지 하락했다. 반사이이익도 없었다. 문재인 후보는 17%~20%내외의 지지율에 머물렀고, 이재명 시장에 뒤이어 촛불에 올라탄 박원순 시장과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는 오히려 냉담했다. 대통령의 버티기와 반격 움직임에 이렇다 할 견제력을 보이지 못한 야당과 대선주자들도 지지율 답보에 빠졌지만, 우여곡절 끝에 관철한 국회탄핵 가결로 다시 정국은 급반전했다. 탄핵 한달 후 실시한 한국일보-한국리서치 1월 15-16일 조사에서 “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심판해야 한다”는 여론이 80%를 넘었다. 문재인 후보는 다자구도에서 30%대를, 민주당 지지율도 40%대를 넘어섰다(본지 1월 18일자 “82.4%가 박근혜 정권 실정 심판해야”). 촛불정국에서는 분노한 민심이 야당과 야당 주자들에게 마음을 주지 않았지만, 국회탄핵가결 이후 대선에 눈을 돌리고 민주당과 앞선 문재인 후보에 힘을 실어주기 시작한 것이다.

2017년 반기문 총장 귀국 이후: 반기문 컨벤션 효과는 없었다

제3지대 연합론은 2007년 대선의 미러링?

유엔사무총장직을 마치고 강한 톤으로 출마선언을 하며 지지율 반등을 꾀했던 반기문 후보지만, 여론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바른정당 입당 이후 제3지대 통합론, 스몰텐트, 빅텐트론 등 그럴듯한 정치공학의 용어들이 난무하고 있다. 다시 반등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전망이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문제의 원인과 동떨어진 진단들이기 때문이다. 반기문 대세론의 근거가 무엇이었나? 앞서 2016년 6월 조사에서 새누리당 지지자는 전체 응답자의 30.0%였고 그 중 60.6%가 다자대결에서 반기문을 선택했다. 무당파(전체 중 15.0%)에서는 21.7%에 불과했다. 반면 2017년 1월 조사에서는 새누리당 지지층은 10.7%로 줄고 그나마 반기문 지지율도 55.9%로 약화되었다. 아예 새누리당에서 이탈한 바른정당 지지층은 6.8% 수준에 그치고, 반 후보 지지율은 43.1%에 그쳤다. 반면 무당파에서 반후보 지지율은 19.6%로 큰 변화가 없었다. 결국 반 후보 지지율의 약화는 보수층의 분열과 지지율 하락이 주된 원인이다.

제3지대 연합 아닌 보수혁신 이끌 때 기회 올 것

박근혜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2004년, 2012년 보수혁신 이끈 박근혜가 되어야

결국 반기문 후보의 지지율 반등은 보수층의 결집이 전제조건임을 의미한다. 제3지대에서 헤쳐모여식 공학으로 보수층이 결집할 수 없다는 것은 2007년 대선의 반면교사를 통해 알 수 있다. 당시 진보의 대선후보들은 참여정부와의 거리두기에 급급했고, 지금의 제3지대 연대론과 유사하게 당을 이러지리 쪼개다 대통합신당으로 헤쳐 모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반대파나 중도층 뿐 아니라 소위 콘크리트 지지자들 조차 급조한 정당을 새로운 세력으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의 지지층은 대거 기권을 하거나 상당수는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로 이탈했다.

설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선구도는 혼선을 빚었던 반기문 후보가 재정비를 하여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가 없는가가 최대 변수가 될 것이다. 성공사례는 멀리 있지 않다. 2004년 총선을 앞두고 탄핵 역풍을 맞은 한나라당과 2012년 18대 대선에서 MB심판론으로 위기에 빠진 새누리당의 위기 극복사례가 있다. 그들은 비대위 중심으로 단합하여 천막당사 이벤트, 당명개정 및 경제민주화 노선 체택 등 파격적인 변화를 통해 혁신의 의지를 알리는데 주력했다. 그 과정에서 보수층이 돌아오기 시작했고, 중도층 지지도 확장하며 2007년, 2012년 대선 모두 승리할 수 있었다.

반기문 후보는 2007년 모델을 따를 것인가? 2012년 모델을 따를 것인가? 만약 전자를 택한다면 실망한 지지층이 더욱 이탈하면서 문재인 대세론과 야권의 우위를 공고히 해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반대로 2012년의 모델을 따르고자 한다면 역설적으로 2004년, 2012년 보수 혁신을 이끌었던 예전의 박근혜 후보의 역할을 해내는데 전력투구해야 할 듯하다. 한국일보 조사에서 열 명 중 여섯 명이 반기문 후보를 정권교체세력으로 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조건에서 반기문 후보가 내세운 진보적 보수론이나 주변에서 들려오는 제3지대, 각종 텐트론은 2007년 열린우리당 실패를 답습하는 쪽으로 이끌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 전후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반기문 후보가 어떠한 선택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림2] 정당지지율 변화

총선 국면 총선 후 최순실게이트 탄핵 국면

자료: 한국일보·코리아리서치(2016.6), 조선·칸타퍼블릭(2016.09), KBS·칸타퍼블릭(2016.11), 한겨레·한국리서치(2016.10), 한국일보·한국리서치 (2016.02,03,04,12/2017.01)

[그림3] 보수층/무당파에서의 반기문 지지율 변화

한국일보·코리아리서치 (2016.06, 새누리 지지자 전체의 30.0%)

한국일보·한국리서치 (2017.01, 새누리 지지자 10.7%, 바른정당 지지자 6.8%)

*여론조사의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심재철 국회부의장 주최 '왜 정치교체인가'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심재철 국회부의장 주최 '왜 정치교체인가'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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