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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뇌물ㆍ블랙리스트ㆍ이대 비리 특검의 ‘예리한 칼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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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뇌물ㆍ블랙리스트ㆍ이대 비리 특검의 ‘예리한 칼날’

입력
2017.02.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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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범위 확대한 전략 주효

결국 이재용ㆍ김기춘 구속 이끌어

오늘 10여명 불구속 기소 예정

박영수 특검이 수사기한 종료를 하루 앞둔 27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배우한기자
박영수 특검이 수사기한 종료를 하루 앞둔 27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배우한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수사기간 제한 속에서도 삼성그룹 뇌물공여, 문화계 블랙리스트, 이화여대 학사비리 수사 등에서 뚜렷한 성과를 일궈냈다. 역대 대부분의 특검이 ‘특검무용론’의 비난을 받으며 초라한 결과를 내놓았던 점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특검 구성원들은 이번 수사의 최대 성과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의 현직 총수 구속은 처음이란 점에서 상징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구속 과정도 극적이라 특검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켰다. 특검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박근혜 대통령이 도움을 준 대가로 삼성이 최순실씨 모녀에 433억원을 지원한 혐의를 적용해 이달 17일 이 부회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이 부회장 수사가 특검 수사의 최종타깃인 박 대통령으로 가는 징검다리란 점에서 한때 수사동력이 급격히 꺾였다. 특검은 다른 대기업 수사를 전면 보류하고 삼성 수사에만 ‘올인’하는 승부수를 띄운 끝에 결국 국내 최대 재벌총수라는 대어를 낚았다. 안종범(58ㆍ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 39권을 추가로 확보하고, 삼성 합병 이후까지 이어진 청와대와 삼성간 유착 의혹으로 수사범위를 확대한 전략이 주효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수사를 통해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청와대와 문체부 핵심인사 5명을 구속기소 한 것도 의미 있는 성과로 꼽힌다. 블랙리스트 부분은 검찰에선 전혀 다루지 않았던 독자적인 성과물이란 점에서 특검은 의미부여를 하고 있다. 사상의 자유라는 헌법적 권리와 직결돼 박근혜 정부의 도덕성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특검은 특히 가장 어려운 수사대상으로 꼽혔던 김기춘 전 실장을 잡기 위해 여러 아이템 중 ‘블랙리스트' 카드를 꺼냈는데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특검은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학ㆍ학사 비리 수사와 관련해서도 주목할 만한 결과를 내놓았다. 최경희(55) 전 총장을 영장 재청구 끝에 구속하고, 남궁곤(56) 전 입학처장, 김경숙(62)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이인성(54) 의류산업학과 교수, 류철균(51)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 등 이대 교수 5명을 무더기로 구속했다. 이화여대 비리는 ‘기회균등’이라는 대원칙마저 무너뜨린 교육농단으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었다는 점에서 단순한 학사특혜 이상의 민감성이 있었다. 특검은 정씨 특혜에 연루된 인사들을 모두 구속함으로써 ‘퍼펙트 수사’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특검은 수사시한이 만료되는 28일 10여명을 불구속 기소할 예정이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 등 삼성 임원들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비선진료 의혹과 관련해 성형외과 의사인 김영재 원장, 김상만 전 청와대 자문의 등도 재판에 넘겨질 예정이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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