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씨, K비서관 등 핵심 측근들
잇따른 인사 농단 도마에 올라
갖은 추문 '윤장현號' 도덕성 흔들
"식물시장 되는 것 아니냐" 불안감도
‘윤장현의 남자들’이 잇따라 인사 개입 의혹에 연루되고 있다.
윤장현 광주시장 측근들이 공직사회뿐만 아니라 시 산하 기관 인사에 관여하고 있다는 추문이 꼬리를 물면서 ‘윤장현호(號)’의 도덕성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윤 시장은 민선 6기 출범 이후 줄곧 정실ㆍ측근ㆍ보은 인사로 발목이 잡힌 상태에서 측근 인사 개입이라는 또 다른 난제를 안게 됐다.
당장 연초부터 윤 시장 외척(外戚)인 K씨의 공무원 승진ㆍ전보 인사개입설이 파문을 일으키고, 광주시가 프로축구 광주FC에 사무국장 임명 보류를 요구하는 과정에서도 몇몇 측근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사실 윤 시장 취임 이후 ‘숨은 실세들’의 인사 개입 논란이 불거진 것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윤 시장 비서실의 K비서관은 지난해 10월 시 산하 출연기관 계약직 직원 채용을 둘러싸고 자격도 안 되는 특정인을 뽑으라고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광주시체육회 사무처장인 P씨가 K비서관이 인사 청탁한 지원자를 탈락시킨 해당 기관장에서 전화를 걸어 “위(윤 시장 부인)에서 까라면 까야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꽂아야지(합격시켜야지)”라며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윤 시장 부인이 실세 아니냐는 논란까지 불거졌다. 더구나 지난해 6ㆍ4지방선거 때 윤 시장 선거캠프에 참여했던 P씨가 시 산하 기관인 광주도시공사 경영본부장 공모에 응했다가 고배를 마실 당시 윤 시장 부인이 P씨를 강하게 밀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은 가중됐다.
K비서관은 또 지난해 11월엔 광주시 고문변호사로 자신의 이종사촌 매형을 위촉하도록 영향력을 넣었다는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다.
문제는 측근들의 인사 개입 의혹이 여기서 그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시청 안팎에선 K씨가 광주시립무용단 예술감독 공모 과정에도 관여하고 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실제 K씨는 최근 예술감독에 뜻이 있는 인사들을 접촉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K씨는 지난 6일 단행된 광주시 4급 이상 공무원 승진ㆍ전보 인사에서도 인사 대상자들을 상대로 근무태도나 역량, 여론 등을 파악해 이를 윤 시장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샀다.
인사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들은 하나 같이 윤 시장의 측근들이다. K씨나 K비서관은 지난해 6ㆍ4지방선거 때부터 윤 시장의 당선을 위해 뛴 ‘개국공신들’이다. 윤 시장의 이종사촌 매제인 K씨는 선거캠프에서 정책본부장을 맡았고, K비서관은 선거캠프 회계담당자였다. K씨와 K비서관은 친형제 사이이기도 하다. “측근은 없다”던 윤 시장의 말이 무색할 정도다.
측근들의 인사 개입 의혹 사건의 성격상 사실관계를 떠나 도마에 올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윤 시장에겐 악재다. 당장 윤 시장이 측근들의 인사 농단(壟斷)을 척결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물음표가 따라붙으면서 공직사회가 동요하고 있다. 더구나 윤 시장의 인적 관리 능력이나 사람을 보는 안목에 대한 문제 제기가 터져나오면서 조직 장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윤 시장이 ‘식물시장’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감지된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20일 “윤 시장이 인사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라며 “윤 시장은 자신을 향한 시민들의 시선이 날로 차가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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