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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으로 찌르고... 입에 파리 넣고... 냉장고에 가두고

입력
2014.08.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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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가혹행위 10여건 추가 공개

후임병 성추행·민간여성 성폭행

초급간부 인터넷 도박도 적발

피해신고 윤일병 사건 후 26%↑

‘파리를 잡아 일병의 입에 넣는 가혹행위부터 후임병에 대한 성추행, 그리고 민간여성 성폭행에다 인터넷 도박까지… ‘

육군은 20일“최근 부대 정밀 점검과 설문조사, 면담 등을 통해 가혹행위와 성추행 혐의, 각종 범죄행위 등이 다수 확인돼 조치 중”이라며 10여건의 사건을 공개했다. 이는 최근 남경필 경기지사 장남인 남모(23) 상병의 가혹행위 은폐 의혹으로 도마에 오른 육군이 앞으로 모든 사건 사고가 확인되는 대로 언론에 공개하겠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르면, 지난 5월 경기 포천의 모 부대에서 상병이 후임 2명에게 근무 요령을 숙지하지 못했다며 대검으로 신체를 쿡쿡 찌르고 손으로 파리를 잡아 일병의 입에 넣는 가혹행위를 했다. 강원 화천의 한 부대에서는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상병이 후임병을 폭행하고 폐품 반납예정인 부식용 냉장고에 들어갔다가 나오도록 했고 또 다른 화천 소재 부대에 근무 중인 하사는 지난달 7일 전술훈련 중 중대장을 향해 공포탄 5발을 발사한 혐의가 확인돼 조사 중이다.

후임병에 대한 성추행도 만연했다. 강원 화천 모 부대에서는 선임병(일병) 3명이 지난 4월 초부터 5월 말까지 후임병 7명을 대상으로 ‘볼에 뽀뽀하기’, ‘귀 깨물기’, ‘목덜미 햝기’ 등 30여 차례에 걸쳐 강제 추행한 혐의가 확인됐다. 강원 양양 소재 모 부대에서도 일병이 지난 7월 말부터 최근까지 손과 발로 후임병의 성기를 만지는 등 강제추행했다.

이 같은 가혹행위는 부대 내 설문조사, 면담 등을 통해 적발된 것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군에서 운영 중인 피해 구제전화 ‘국방헬프콜’로 접수된 피해 신고 건수는 이번 달만 758건으로 ‘윤 일병 구타 사망사건’이 드러난 이후 26% 증가했다.

한편 휴가나 외박을 나간 장병들의 부대 밖 범죄 행위도 다수 포착됐다. 경기 용인의 한 부대에 근무 중인 모 일병은 지난달 16일 휴가를 나왔다가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스페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13일 구속됐고 강원 춘천 소재 모 부대 소속 박모(21) 하사는 지난 3일 춘천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배회하는 지적 장애 2급 여성을 모텔로 유인, 성폭행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억대 인터넷 도박에 빠져 수억원을 날린 초급간부들이 적발되기도 했다. 강원 소재 모 부대에 근무 중인 A중위와 B중사는 지난 2010년부터 이달 초까지 인터넷 스포츠 도박사이트에 가입해 도박을 일삼았다. 군 관계자는 “도박으로 3억원을 잃은 B중사와 A중위가 서로 채권채무 관계로 다툼을 벌이다가 도박혐의가 드러나 현재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육군 관계자는 “병영 안팎의 비위행위가 드러난 것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한다”며 “수사를 통해 엄중하게 처리하고 장난이나 친근감의 표시라는 이유로 이뤄지는 병영 악습을 뿌리뽑기 위해 감찰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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