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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미생' 배우들… 어떻게 찾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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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미생' 배우들… 어떻게 찾았지?

입력
2014.11.2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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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얼굴 찾아 연극·영화관 뒤져

오 과장역 이성민 0순위로 섭외, 인턴사원 한석률 찾기 가장 애먹어

tvN '미생'에서 오상식 과장 역의 배우 이성민
tvN '미생'에서 오상식 과장 역의 배우 이성민

tvN ‘미생’의 흥행 요인 중 하나는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남자) 즉 ‘싱크로율 100%’의 완벽한 캐스팅이다. 그 같은 캐스팅의 중심에는 최길홍 캐스팅디렉터가 있다. 배우 캐스팅에만 10여 년의 경력을 지닌 그는 “회사원 느낌이 나는 배우를 찾으라”는 제작진의 주문에 따라 장그래, 오 과장, 김 대리, 한석률 등을 연기할 배우를 수소문했다. 그러면서도 출연진의 신선함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급적 방송 노출이 적은 배우를 찾았다. 연극이나 뮤지컬 등 공연과 영화를 수 없이 봤다. 그래서인지 ‘미생’ 출연진은 대부분 연극이나 영화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다.

tvN '미생'에서 인턴 장그래 역의 임시완
tvN '미생'에서 인턴 장그래 역의 임시완

그렇다면 캐스팅이 가장 쉬웠던 연기자는 누구였을까. 예상을 깬 그의 대답은 “이성민”이다. 오상식 과장을 리얼하게 표현할 배우로 제작진은 이성민을 꼽았고 최길홍 디렉터 역시 그를 ‘캐스팅 0순위’로 두고 섭외에 들어갔다. 드라마 시놉시스가 나오기 전이라 만화 ‘미생’의 내용을 요약해 이성민을 찾아갔다. 최 디렉터는 “이성민씨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오 과장 역을 하겠다고 흔쾌히 대답했다”고 말했다. 생각하지도 못한 빠른 답변에 제작진은 더 좋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임시완은 원작 만화로 만든 영화 ‘미생 프리퀼’(2013)에서 장그래로 출연한 적이 있어 그를 다시 캐스팅 하는 것은 약간의 모험이었다. “임시완이 ’미생 프리퀼’에서 장그래로 등장한 것은 맞지만 그래도 드라마에서는 영화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과감하게 섭외에 들어가 캐스팅에 성공했다. 주인공 출연자가 비교적 빠르고 쉽게 확정된 것이다.

tvN '미생'에서 인턴 한석율 역의 배우 변요한
tvN '미생'에서 인턴 한석율 역의 배우 변요한

캐스팅이 가장 어려운 인물은 할 말 다하는 당당한 인턴사원 한석률 역의 변요한이었다. 연기력 갖춘 20대 배우를 찾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최 디렉터는 연기력은 있으되 방송에 거의 노출된 적이 없는 배우들을 골라 연출자인 김원석 PD에게 소개했다. 그러나 김 PD는 “마음에 드는 배우가 없다”고 거푸 퇴짜를 놓았다. “변요한씨는 ‘감시자들’ 등 영화에만 출연했던 배우였어요. 요한씨가 제격이라고 생각하고 마지막 카드로 그를 김 PD에게 소개했지요.”

변요한의 캐스팅은 시청자들도 인정한 성공 사례다. 그러나 최 디렉터는 오히려 “실제로 변요한과 한석률은 싱크로율 100%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변요한은 한석률처럼 목소리가 크지 않고 말도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요한씨가 노력을 많이 해 자신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소화하고 있다”며 “그 때문에 고생도 많이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 디렉터는 ‘미생’의 숨은 주역으로 “더 이상 출연하지 않아 시청자들 기억에서 가물가물한 인턴사원 역의 배우들”을 꼽았다. 그 중에서도 2회(10월18일 방송)에서 영업1팀의 인턴사원으로 나왔던 배우 조현식을 높이 샀다. 인턴사원 중 유일한 유부남으로 출연한 조현식은 연극 무대에서만 활동해왔다. 그는 드라마에서 퇴근 후 자는 아이를 안아보고 싶어하는 아빠의 마음을 현실감 있게 보여줘 호평을 받았다. 최 디렉터는 “조현식씨는 회사와 가정에서 점점 위축되는 아빠의 모습을 맛깔스럽고 실감나게 살려준 배우”라고 평가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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