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3 학생들이 치르게 될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전과목에 절대평가를 도입할 경우 대입 수능 전형이 사실상 사라지고 학교생활부 위주 전형이 확대될 것이라고 대학 입학처장 등 대입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주요 대선 후보들은 2021년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를 공약으로 내 건 상태다.
25일 이규민 연세대 교육학부 교수가 대학 입학처장(38명), 고교 진학지도교사(272명) 등 310명에게 수능 개편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전과목 절대평가 도입 시 ‘대입 정시 수능전형의 비중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71%로 가장 많았다. 또 응답자 10명 중 9명(89.2%)은 이 경우 학생부위주 전형(학생부종합 62.2%, 학생부교과 27.0%)이 결국 수능 전형을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행 상대평가는 다른 수험생보다 높은 점수를 받아야만 높은 등급을 받지만 절대평가는 90점 이상이면 1등급, 80점 이상 2등급 등 일정 점수만 넘으면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는 평가체계다. 전과목 절대평가가 도입되면 개별 대학의 지원 자격을 구별하는 역할은 할 수 있지만, 동일한 대학에 지원한 학생에 대한 변별은 어려워져 결국 수능 위주인 정시 전형은 폐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교수는 “대학이 학생들을 변별하기 어려워져 대학별 고사가 도입될 우려가 있고, 이로 인해 사교육이 증가할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며 “전과목 절대평가 도입은 단순한 점수체제의 변환이 아니라 수시ㆍ정시를 포함하는 전체 입시전형 체제와 연관되는 쟁점이므로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절대평가 찬반과 방법에 대해서는 ‘2021년 전과목 절대평가 전면 도입’(28.5%)이 가장 많았고, ‘현행 유지’(영어 한국사만 절대평가ㆍ20.1%), ‘2021년 일부 과목 도입 후 연차적 확대’(19.4%), ‘2021년 일부 과목 도입 후 전체 도입 여부 판단’(18.1%), ‘전체 상대평가’(13.9%) 순으로 많았다. 결국 절대평가 확대나 전면도입이 현행유지나 상대평가보다 많은 지지를 받았다.
절대평가는 2017학년도 한국사에 도입됐으며, 2018학년도부터 영어에도 도입된다. 절대평가는 과도한 사교육비를 줄이고 줄 세우기식 평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교육시민단체에서 요구해왔으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ㆍ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2021년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 전환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2021년 수능은 문ㆍ이과가 통합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첫 수능이다.
교육부는 다음달 2021년 수능 개편 시안을 공개하고 7월 확정할 예정으로, 새 정부의 첫 중요 교육정책이 될 전망이다. 이 교수는 설문조사 결과를 서울경인지역입학처장협의회가 26일 서울 성균관대에서 개최하는 ‘2021 수능 개편과 대입전형의 방향에 관한 고교-대학 연계 포럼’에서 발표한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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