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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은 말 테마파크, 위탁사 부실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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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은 말 테마파크, 위탁사 부실 선정”

입력
2017.07.1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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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로 임대료 깎아주고

사업비 늘었는데도 유지

“다만 특혜는 확인 못해”

마사회장에게 주의 촉구

말 테마파크 위니월드 조감도. 한국마사회 제공
말 테마파크 위니월드 조감도. 한국마사회 제공

한국마사회가 지난달 사실상 문을 닫은 말 테마파크의 운영 위탁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임의로 임대료를 깎아주고 사업비가 늘었는데도 받을 값을 올리지 않는 등 법령 위반이 있었던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그러나 현명관 전 마사회장의 측근이 사업타당성 검토 보고서 내용을 미리 알고 단독 응찰하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은 확인되지 않았다.

19일 감사원이 공개한 ‘테마파크 운영 위탁업체 선정 관련 공익감사 청구’ 결과에 따르면, 마사회는 지난해 5월 광고대행업체 어메이징월드앤컴퍼니(AWC)와 말 테마파크 ‘위니월드’ 운영 위탁 계약을 체결하면서, 마사회 내규인 ‘고정자산관리규정’에 따라 토지ㆍ시설 감정평가액에 기반한 수수료(임대료)를 책정하는 대신, 450억원의 건설비를 20년 이내에 회수할 수 있도록 순매출액에 최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임의의 방식으로 임대료를 정했다. 내규에 따랐다면 연간 32억5,000만원이었을 수수료가 이 때문에 19억6,000만원으로 깎인 것이다.

마사회 담당자들은 이후 사업비(건설비)가 증액됐지만 수수료를 재산정하지도 않았다. 국가계약법상 입찰 가격이 바뀌면 재공고를 하지 못하고 대신 새 입찰 공고를 내야 한다. 하지만 마사회는 2015년 11월에 냈지만 AWC 1곳만 응찰하는 바람에 유찰된 1차 입찰 뒤 사업비가 450억원에서 487억원으로 늘었는데도 같은 해 12월 첫 입찰 공고와 동일한 내용으로 재공고 입찰을 진행했다. 마사회는 AWC 단독 참가로 재공고 입찰마저 지난해 1월 유찰되자 결국 같은 해 5월 AWC와 수의계약을 맺었다.

그 결과 위니월드 운영 위탁업체 선정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는 논란이 초래됐다는 것이 감사원 설명이다. 마사회 담당자들은 “1차 유찰이 된 상태에서 건설비가 증액됐다고 수수료율을 더 올려 새로운 입찰을 진행하기 어려웠고, 테마파크는 수익 극대화보다 공공성 확보가 주 목적이라 기존 임대차 방식을 적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마사회장을 상대로 규정을 위반해 임대료를 산정하거나 법률을 어겨가며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고 관련자에게 주의를 촉구하라면서 주의 조치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사업 기획부터 AWC가 관여해 주도했고 ▦AWC가 설계용역 이전부터 위탁 운영사로 선정된 것처럼 준비하는가 하면 ▦AWC를 위해 마사회가 입찰 실적 제한 폐지 등 공모 기준을 완화했다는 의혹은 사실과 다르거나 문제가 없다며 종결했다. AWC가 사업타당성 검토 보고서 내용을 사전에 알고 단독 응찰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사업타당성 용역을 진행한 업체와 AWC가 협력업체 관계였던 만큼 보고서 내용을 AWC가 알았을 개연성이 있으나 마사회가 AWC에 제공한 사실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 핵심 사업 콘텐츠를 설명하고 있는 현명관 당시 한국마사회장. 한국마사회 제공
지난해 8월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 핵심 사업 콘텐츠를 설명하고 있는 현명관 당시 한국마사회장. 한국마사회 제공

이번 감사는 지난해 12월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현 전 회장의 공익감사 자진 청구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위니월드의 기획부터 운영사 선정까지 모든 과정을 AWC 대표 김모씨가 주도했고 그 뒤를 현 회장이 봐줬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자, 현 전 회장이 “의혹 해소를 위해 감사원 감사를 받겠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옛 과천 경마공원에 개장한 위니월드는 말과 직업 체험을 결합한 테마파크다. 마사회가 800여억원을 들여 만들었지만 개장 이후 매달 7억~8억원의 적자를 내다 지난달 사실상 영업이 중단됐다. 애초 마사회는 연간 90만명의 유료 입장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내용의 사업타당성 조사를 근거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실제 입장객은 월 1만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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