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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이어 대구, 제주도 들썩들썩… 지방 '아파트값 광풍' 거품 논란

입력
2015.10.14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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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엘시티 더샵 3.3㎡당 7000만원

국내 분양가 최고가 갱신

제주 42평형 12억원에 매물로

대구서도 수년동안 고공행진

公기관 이전·대규모 개발·저금리 여파

정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도 한몫

"고삐 풀린 부동산 정책, 대책 필요"

14일 1순위 청약에 들어간 부산 해운대구 중동 '엘시티 더샵' 공사현장. 해운대해수욕장 동쪽 옛 한국콘도와 주변부지에 85~101층의 복합리조트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3개 타워 중 가장 높은 101층엔 관광호텔 등이, 85층짜리 타워 2동엔 아파트와 부대시설 등이 들어선다. 부산=전혜원기자 iamjhw@hankookilbo.com
14일 1순위 청약에 들어간 부산 해운대구 중동 '엘시티 더샵' 공사현장. 해운대해수욕장 동쪽 옛 한국콘도와 주변부지에 85~101층의 복합리조트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3개 타워 중 가장 높은 101층엔 관광호텔 등이, 85층짜리 타워 2동엔 아파트와 부대시설 등이 들어선다. 부산=전혜원기자 iamjhw@hankookilbo.com

“아니, 3.3㎡당 7,000만원이라고요?”“ 바닥에 금이라도 바른 건가요?”

최근 분양에 들어간 부산‘엘시티 더샵’ 펜트하우스(전용면적 320㎡)의 분양가가 국내 최고가를 경신했다는 소식에 대한 반응들이다. 서울, 수도권에 한정되던 고가 집값 문제가 지방으로 기어이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것일까. 실제로 지방 아파트 집값이 심상치 않다. 부산의 고가 아파트 분양에 앞서 대구 아파트값은 최근 수년 간 전국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또 제주 일부 아파트 매매가도 최근 3~4년 사이 최대 4배나 올랐다. 고삐 풀린 부동산 정책에 대해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14일 1순위 청약에 들어간 부산 해운대구 중동 엘시티 더샵은 최근 분양가 논란의 진원지로 꼽힌다. 이 아파트 320㎡(97평형, 67억6,000만원) 펜트하우스의 3.3㎡당 분양가는 7,000만원. 2008년 초고가 논란이 일었던 부산 해운대 우동 아이파크 423㎡(128평형, 57억6,360만원)의 평당 분양가 4,500만원보다 55%나 높은 수준이다.

이 펜트하우스의 분양가는 부산을 넘어 전국 최고 수준이다. 기존 최고가 분양권 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상지리츠빌카일룸3차 274㎡(83평형)으로 53억2,900만원이었다.

제주에도 집값광풍이 불고 있다. 제주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아파트 노형2차아이파크의 전용면적 139㎡(42평형) 아파트는 12억원에 매물로 나왔다. 2012년 분양 당시 해당 면적의 아파트 분양가는 3억7,900여만원으로, 기존 아파트 가격보다 높았다. 그러나 불과 3년여 만에 3배 이상 치솟은 가격으로 매물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또 같은 단지 내 동일면적의 또 다른 아파트도 부동산 시장에 11억원에 매물로 나왔다. 업계에서는 이들 아파트 매도가격이 주변지역 아파트 매매가격과 비교해 수억 원의 차이가 나는 만큼 가격에 거품이 낀 것은 물론 투기세력 개입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대구지역은 최근 3~4년 전부터 아파트값이 널뛰기를 시작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대구지역 아파트값은 1년 전보다 평균 12.83%나 올랐다. 부산의 4.52%와 비교하면 거의 3배다. 올해만 9.85%나 상승했다.

대구 최고 학군으로 유명한 수성구 범어동 A아파트는 3.3㎡당 호가기준 최고 2,200만원을 넘었다. 전용면적 84㎡의 경우 2009년 2월 입주 당시 3억5,000만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10월 6억2,000만원에 이어 최근에는 7억5,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입주가 임박한 수성구 B아파트는 2년6개월여 전 분양할 때보다 프리미엄이 1억6,000만원 이상 붙어있다.

대구지역 아파트값이 폭등한 것은 동구 신서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이 본격화하고 달성군의 대구과학산업단지 등 대규모 개발지구의 토지 보상금이 대거 풀린 탓이다. 여기에 저금리 여파로 운용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린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역의 부동산 과열을 전국적 현상으로 확대해석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수도권과 인접한 충남 천안의 분양가격이 3.3㎡당 750만~850만원 수준인데다, 행정수도인 세종시의 분양가격도 3.3㎡당 1,230만원대로 큰 변동이 없다는 것이 근거다.

하지만 거품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상철 창신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 청약규제 완화(1순위 대상 요건 2년→1년) 등 정부 정책도 아파트 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고, 이찬호 부산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국 최고 수준의 분양가는 인근 지역 분양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제주=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부산=정치섭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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