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원 합병 전 제일모직 주식 매수 조사

합병 발표 직전 주식 매수 포착… 미공개 정보 이용 쟁점

삼성측 “합병은 내부에서도 극비, 정상적 투자”

서울 서초구 삼성그룹 본사 사옥의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금융당국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전 삼성그룹 계열사 고위 임원들이 제일모직 주식을 매수한 사실을 확인, 조사에 착수했다.

4일 금융투자업계,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삼성그룹 임원들이 5월26일 양사가 합병을 발표하기 직전인 4~5월 제일모직 주식을 대거 매수한 사실이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모니터링 과정에서 포착됐다. 거래소는 내부 논의를 거쳐 관련 자료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자조단)에 보냈고, 자조단은 이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익을 얻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최근 조사에 착수했다.

불공정거래 혐의를 받고 있는 삼성그룹 임원은 3~4개 계열사 소속 9명이며, 이 중엔 사장급 인사도 1~2명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4월 초순부터 5월 중순까지 13만~17만원대를 오가던 제일모직 주가는 5월14일(14만9,000원) 이후 합병 직전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합병 발표 당일엔 가격제한폭에 도달하며 18만8,000만원으로 마감됐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조사 대상에 오른 임원들에게 확인한 결과 제일모직 주식을 매수한 것은 맞지만 대부분 투자금액이 1억~2억원대였다“며 “합병은 사내에서도 극비였던 만큼 미공개 정보 이용이 아닌 정상적인 투자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