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로 국정농단 의혹을 사고 있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에 대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 검찰이 최씨의 금융거래 내역을 확보하기 위해 시중은행 4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했다. 뒤늦게 수사력을 확대하는 형국이다.
1일 법조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밤 SC제일은행, KB국민은행 등 시중은행 4곳의 본사를 차례로 찾아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특혜대출 의혹을 받아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는 KEB하나은행에 대해서는 압수수색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법원 영장을 발부 받아 최씨 등에 대한 금융거래 내역 등을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최씨에 대한 포괄적인 계좌추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어제 저녁 검찰 관계자가 찾아와 문서를 가져갔다”고 말했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최씨와 관련된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씨는 자신이 소유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과 강원도 평창 땅 등을 담보로 KB국민은행으로부터 5억원 상당의 대출을 받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KEB하나은행은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특혜대출 의혹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해 12월 8일 KEB하나은행 압구정 중앙점에서 딸 정유라씨와 공동명의인 강원도 평창에 있는 10개 필지를 담보로 약 25만 유로(3억2,000만원)를 대출받았다. 최씨 모녀는 평창 땅을 담보로 빌린 돈을 독일에서 호텔과 주택 등을 매입하는 데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최씨의 독일 법인 설립을 도와줬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이 은행 이모 본부장이 귀국 후 한 달여 만에 임원으로 승진, 최씨가 은행 인사에도 영향력을 발휘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사고 있다. 그러나 KEB하나은행은 이에 대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특혜 대출은 없었고, 이 본부장은 해외점포 실적 1위를 기록하는 등 승진 자격이 충분했다”고 주장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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