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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는 경제 죽이려는 것”… 박사모 등 보수단체 ‘맞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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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는 경제 죽이려는 것”… 박사모 등 보수단체 ‘맞불집회’

입력
2016.11.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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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회원 1만여명 서울역 집결

‘퇴진 절대반대’… 촛불집회 세력 폄훼

19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을 비롯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박 대통령 퇴진에 반대하는 맞불집회를 열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19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을 비롯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박 대통령 퇴진에 반대하는 맞불집회를 열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박사모) 등 보수단체들이 19일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들을 비판하며 ‘맞불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촛불집회를 종북집회로 규정하고 충돌을 불사해 주변을 지나는 시민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박사모 등 보수단체 회원 1만1,000명(주최 측 추산 3만명)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역광장에서 ‘헌정질서 수호를 위한 국민의 외침’이라는 내용의 집회를 개최하고 박 대통령 지지 의사를 재확인했다. 박사모 회원들은 모자와 겉옷에 박 대통령 사진이 프린트된 배지를 달고 한 손에는 태극기를, 다른 한 손에는 ‘촛불선동 배후세력 종북단체 수사하라’ ‘대통령을 사수하라’ ‘강제 하야 절대반대’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집회가 시작되자 정권 퇴진을 바라는 다수 시민들에 대한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이상훈 애국단체총협의회 상임의장은 “대통령이 잘못했으면 법으로 심판 해야지 아직 검찰 조사도 안 받았는데 하야하라고 하는 게 말이 되냐”며 박 대통령을 적극 두둔했다.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도 “민중봉기로 대통령을 겁박하는 건 폭민 정치”라고 소리쳤다.

2시간 가량 이어진 집회에서는 촛불집회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목소리도 가득했다. 이 상임의장은 “광화문 집회 주최 측인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좌파종북 세력에 평택미군기지와 제주해군기지를 반대한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도 “우리가 땀 흘린 나라를 김정은 아가리에 집어 넣어야겠느냐”고 힐난했다. 윤용 전 고려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우리가 승리했고 박 대통령은 살아났다. 좌파 세력들이 촛불집회를 하는 것은 경제를 죽이기 위한 것이다. 계엄령까지 가기 전에 우리가 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자 참가자들은 크게 호응했다. 박사모 회원인 박모(65)씨는 “최순실의 잘못은 개인적으로 저지른 잘못인데 최씨 불법행위와 대통령을 연관 시키는 건 국민의 도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집회 도중 작은 충돌도 발생했다. 집회에 반대하는 한 30대 남성이 ‘박근혜는 청와대에서 나가라’는 피켓을 들자 주변에 있던 보수단체 회원들이 다가와 멱살을 잡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다행히 경찰의 만류로 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들은 집회를 마치고 오후 4시부터 행진을 시작했다. 주최 측은 당초 이날 오후 4~5시 광화문 교보생명 빌딩 앞까지 행진을 하겠다고 신고했지만, 같은 시간에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 사전문화제 참가자들과 충돌을 우려해 계획을 변경했다. 경찰도 숭례문에서 시청 방향을 통제하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행진 이후 보수단체들은 약 30분 간 마무리 집회를 한 후 해산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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