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7일 야권통합을 둘러싼 국민의당의 내홍 조짐에 ‘불 난 집에 기름 붓기’전략으로 나섰다. 사실상 물 건너갔던 야권통합론이 이날 김한길 국민의당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의 ‘통합적 국민저항체제’주장으로 되살아났다고 보고 2차 공세에 나선 것이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영등포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20대 총선 여성ㆍ성평등 공약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의 현 상황을 면밀하게 관찰한 정치인이라면 통합을 반대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며 “김한길 위원장의 말씀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고 그의 발언을 반겼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에 열린 비대위 회의에선 취임 후 처음으로 모두발언을 생략하며 현안에 침묵했으나 김 위원장의 발언을 전해 듣고는 반색하며 통합론을 다시 꺼낸 것이다. 김 대표는 탈당파들의 개별적 통합과 복당에 대해서도 “통합을 열어놓고 있기 때문에 별 문제 없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더민주 당규에 따르면 탈당 후 1년 전에는 복당할 수 없지만 중앙당당원자격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당무위원회가 의결할 경우 가능하다는 예외를 두고 있다.
더 민주는 김 위원장에 힘을 실어주면서도 안철수 대표를 향한 압박을 이어갔다. 특히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회의에서 김한길 위원장과 약속이라도 한 듯 “지난해 안 대표는 극악무도한 새누리당 정권의 폭주를 저지하기 위한 통합적 국민저항체제를 구축하자고 했다”고 지적했다. 통합적 국민저항체제는 안 대표가 지난해 11월 당시 ‘천정배 신당’과의 야권통합을 추진하자며 직접 제안한 것이다. 우윤근 비대위원도 국민의당의 통합 거부결정을 두고 “특정인의 사적인 이해관계에 매몰된 것이 아닌가”라며 “야권통합은 특정개인을 위하거나 당파적 이해관계가 아니다”며 안 대표를 비판했다. 이를 두고 김종인발 야권통합론에 ‘불가론’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불가피론’으로 맞서고 있는 김 위원장 간의 내분을 부채질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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