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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불규칙용언 (4)

입력
2017.03.2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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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이) 굽다’는 ‘굽고, 굽지, 굽은, 굽어’에서 보듯이 어떤 어미를 만나더라도 어간의 형태가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 ‘(고기를) 굽다’는 ‘굽고, 굽지, 구운(굽+은), 구워(굽+어), 구웠다(굽+었다)’에서 보듯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를 만나면 어간 끝음절의 ‘ㅂ’이 ‘ㅜ’로 바뀐다. 이런 용언을 ‘비읍불규칙용언’이라 한다. ‘가볍다(가벼운, 가벼워), 새롭다(새로운, 새로워)’ 따위도 비읍불규칙용언이다.

예전에는 모음조화가 적용되어 ‘가깝다, 아니꼽다’는 ‘*가까와(가깝+아), *아니꼬워(아니꼽+아)’로 활용되었으나, 현행 한글맞춤법에서는 모음조화를 적용하지 않고 모두 ‘-어’ 계열로 적도록 하고 있다. 즉, ‘가까워(가깝+어), 아름다워(아름답+어), 아니꼬워(아니꼽+어)’가 바른 표기인 것이다. 단, ‘돕다, 곱다’처럼 2음절로 된 용언에 한해서는 ‘도와(돕+아), 고와(곱+아)’처럼 ‘-아’ 계열로 적는다.

‘-스럽다’로 끝나는 말도 비읍불규칙용언이다. 따라서 어미 ‘은’을 만나면 ‘-스러운’으로 활용해야 한다. 따라서 ‘사랑스러운 아내, 자랑스러운 아들’이 맞고, ‘*사랑스런 아내, *자랑스런 아들’은 잘못이다. ‘줍다’도 비읍불규칙용언이므로 ‘주운, 주워, 주우니, 주웠다’가 된다. 그런데 실제 발화에서는 ‘줏은, 줏어, 줏으니, 줏었다’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줏다’는 ‘줍다’의 옛말이긴 하나 표준어는 아니니 가려 써야 할 것이다.

‘(선물을) 주다’는 ‘주어→줘, 주었다→줬다’가 된다. 그런데 ‘(흙을) 푸다’는 ‘*푸어→풔, *푸었다→풨다’가 되지 않는다. ‘퍼(푸+어), 펐다(푸+었다)’가 된다. ‘ㅜ’가 탈락하므로 ‘우불규칙용언’이라 하는데, ‘푸다’가 유일하다.

이대성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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