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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의문의 두 재단 배후엔 최순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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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의문의 두 재단 배후엔 최순실” 주장

입력
2016.09.2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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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신청 이틀 만에 정부 인가

대기업서 800억대 모금까지

野 “제2의 일해재단 규명해야”

사업은 않고 돈만 쌓아둬

정권 차원 쌈짓돈 창고 의혹

靑 “언급할 가치 없다” 일축

서울 강남구 언주로 144길의 한건물에 세들어 있는 K스포츠 출입구에 달려 있는 재단 간판.케이스포츠는 최태민목사 딸 최순실씨가 이사장으로 있으며 대기업돈 288억을 걷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ssshin@hankookilbo.com
서울 강남구 언주로 144길의 한건물에 세들어 있는 K스포츠 출입구에 달려 있는 재단 간판.케이스포츠는 최태민목사 딸 최순실씨가 이사장으로 있으며 대기업돈 288억을 걷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ssshin@hankookilbo.com

재벌들의 기부금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논란이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최순실(60ㆍ최서원으로 개명)씨 개입설까지 번지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야권은 이번 사건을 전두환 전 대통령의 개인 비자금 모금 방식과 유사하다며 ‘제2의 일해재단’ 사태에 빗대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별렀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추천한 인물이 최씨라는 주장도 나왔다. 새누리당은 정치공세를 중단하라고 맞받았고, 청와대는 논할 가치조차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대통령 측근 인사들의 연루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정국을 흔들 뇌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야권은 두 재단 설립과 관련, 청와대 배후설을 제기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두 재단의 재단설립 인가를 신청한 지 이틀 만에 내주고, 두 재단이 30대 대기업들로부터 2개월 만에 무려 800억원대 자금을 모금했다는 게 근거였다. 정권 차원의 막강한 힘이 작용하지 않고서야 이 같은 특혜를 받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야당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의원들은 20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새누리당에 강력하게 요구했다.

야권은 동시에 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알려진 최씨를 이번 사태의 몸통으로 정조준하고 나섰다. 지난 5월 새롭게 부임한 정동춘 K스포츠 재단이사장이 알고 보니 최씨의 단골 스포츠마사지센터 원장이었다는 언론 보도를 토대로, 최씨가 재단 설립과 운영 과정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정동춘 이사장은 전경련으로부터 추천을 받았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지만, 전경련은 “사실무근이다”고 부인했다. 야권은 미르재단 운영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 CF 감독 차은택씨 역시 최씨와의 친분이 각별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의혹의 중심에 선 최씨는 1970년대 박 대통령이 가깝게 지낸 최태민 목사의 친딸로, 현 정부 출범 후에는 비선 실세로 끊임없이 지목된 인사다. 최씨는 청와대 문건 파동의 당사자인 정윤회씨의 전 부인이기도 하다.

최씨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추천한 인물이라는 폭로도 나왔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출신의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우 수석의 청와대 민정비서관 발탁과 (헬스트레이너 출신의) 윤전추 행정관의 청와대 입성 배경에 최씨와의 인연이 작용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또 “제가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대통령께서 사용한 브로치, 목걸이 등 액세서리도 최씨가 서울 청담동에서 구입해 전해준 걸로 확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별다른 해명 없이 “일방적인 추측성 기사에 제가 언급할 가치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새누리당 역시 민간 기업의 문제라고 선을 그으며, 야당의 증인 출석 요구도 수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번 의혹의 주체들도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서울 논현동 K스포츠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재단 관계자는 재단운영에 최씨가 관여했다는 보도에 대해 “모두 틀린 내용이다. 이사회 회의를 거친 후 본격 대응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전경련 관계자 역시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하기 힘든 문화와 스포츠 사업, 한류와 관련된 해외 마케팅 등을 공동으로 추진하기 위해 재단을 설립했고,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기금 모금을 진행한 것이다”고 정권 외압설을 일축했다.

주무부처인 문체부도 두 재단의 설립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두 재단의 창립총회 회의록이 허위로 작성돼 설립을 취소시켜야 한다는 야당의 지적에 대해서는 “법인 취소 판단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권에선 두 재단이 거창한 사업 계획과 달리 실제로는 돈만 쌓아두고 있다며, 정권 차원의 쌈짓돈 창고로 사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문체부가 두 재단의 수입과 지출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강윤주 한준규 조태성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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