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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밀당' 11차례… 美 로비스트 활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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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밀당' 11차례… 美 로비스트 활용도

입력
2015.04.2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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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많았던 경과

지난 4년여 동안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협상을 이끌어온 외교부 박노벽 대사는 22일 협정 개정안에 가서명을 하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협정 체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기존 한미 원자력협정이 체결된 1972년은 한국의 첫 상업용 원자로인 고리 1호기 도입이 추진되던 시기였다. 당시 미국 측에서 원자로를 도입하기 위해 한국은 불평등 협정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41년이었던 협정 기한 만료(2014년 3월)가 다가오고, 원전 21기를 가동하는 세계 5위권 국가가 되면서 새로운 협정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따라 2010년 10월 1차 개정 협상이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다. 원자력산업 발전을 위해 자율성을 확보하려는 한국과 핵무기 비확산 차원에서 농축ㆍ재처리 권한을 줄 수 없는 미국의 입장이 맞서면서 협상은 진전이 없었다. 특히 로버트 아인혼, 토마스 컨트리맨 미국 측 수석대표는 미 국무부 내 대표적인 군축 비확산론자였고 박 대사의 속을 타게 했다.

결국 2013년 4월 협정 만기를 2년 연장해 시간을 벌었고, 지난해 9월까지 11차례의 공식 개정 협상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한미 수석대표와 실무자들은 수시로 협의를 벌였다.

막판에 부각된 쟁점은 한미 당국이 합의한 협정문이 미 의회를 통과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에 한국 측은 예산을 확보해 미국의 대표적인 로비스트 회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 측 대표를 설득하며 난관을 돌파할 수 있었다. 가서명 직전 양국은 거의 매일 의견을 교환하며 입장을 좁혀갔고 22일 새벽 최종적으로 합의 문안이 완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최종 발표 일정을 두고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애초 외교부는 23일 이후 발표를 할 계획이었으나 청와대에서 22일 오후 서명한다고 발표하면서 부랴부랴 일정이 잡히기도 했다. 미국 측 가서명자인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23일 일정 때문에 가서명 일정이 당겨졌다는 뒷얘기도 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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