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는 17일 히틀러의 유태인 인종청소로 이어지기 직전인 1938년과 1939년 유태계 난민 입국에 대한 당시 미국인의 반응이 파리 테러 직후 나타난 여론 흐름과 아주 유사하다고 보도했다.
1938년의 경우 ‘독일계 난민에게 이민 문호를 개방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미국인의 67.4%가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모르겠다’(9.5%)는 것까지 감안하면, 위기에 빠진 난민을 구해야 한다는 비율은 23.1%에 불과했다. 히틀러 정권의 본색이 드러나기 시작한 1939년에도 미국인들은 유태계의 핍박을 외면했다. ‘대부분이 유태계인 난민 어린이 1만명의 입국을 허용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61%가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찬성 의견은 30%에 머물렀다.
이 신문은 과거를 거울삼아 똑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유태계 난민을 돕지 않지 않아 그들을 위험에 빠뜨렸던 상황이 이번에도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특히 파리 테러 이후 공화당 대선 후보들이 직접 나서 시리아 출신 테러리스트 입국이 임박한 것처럼 주장하고,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같은 사람들은 3세 고아 소년의 입국마저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80년전과 지금 상황이 똑같을 수는 없지만, 미국 사회가 현대판 외국인 혐오증에 빠져들어서는 안 된다”며 고 미국 사회의 냉정을 촉구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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