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환희 기자

등록 : 2018.07.09 15:47
수정 : 2018.07.09 21:07

김세영 신들린 31언더파… LPGA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기였다”

등록 : 2018.07.09 15:47
수정 : 2018.07.09 21:07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 257타로 우승

최다 언더파ㆍ최저타 신기록

동시에 갈아치우며 새 역사

‘빨간 바지 마법사’ 4일 동안

이글 1개ㆍ버디 31개나 낚아

“소렌스탐 경기 보며 컸는데

내가 넘어서다니 믿기지 않아”

9일 미국 위스콘신주 오나이다에서 열린 LPGA 투어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에서 최종합계 31언더파 257타로 우승한 김세영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LPGA 투어 소셜 미디어

“여자프로골프협회 역사상 가장 위대한 4라운드 경기였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공식 홈페이지는 세계 골프 역사에 새 이정표를 세운 김세영(25ㆍ미래에셋)의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 마지막 날을 이렇게 표현했다.‘빨간 바지의 마법사’ 김세영은 9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오나이다의 손베리 크리크(파72ㆍ6,624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만 7개를 뽑아내며 7언더파 65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31언더파 257타라는 경이적인 스코어로 1년 2개월 만에 통산 7승째를 거뒀다. LPGA 투어 사상 72홀 역대 최저타와 최다 언더파 신기록 우승이다.

종전 최저타 기록은 2004년 카렌 스터플스(미국)가 세운 258타였고, 최다 언더파 기록은 2001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2016년 김세영이 함께 보유한 27언더파였다. LPGA에서 30언더파를 넘겨 우승한 것은 김세영이 사상 처음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다 언더파도 2003년 어니 엘스(남아공)가 메르세데스 챔피언십에서 기록한 31타로 김세영은 남녀를 통틀어 ‘72홀 대회 최다언더파’ 타이 기록을 작성한 것이다. 이 밖에도 김세영은 3라운드까지 54홀 최다 언더파(24) 타이기록을 세웠고, 단일 대회 최다 서브파 홀 신기록(파 이하를 기록한 홀의 수)도 작성했다.

3라운드를 마치고 “이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데, 세영 언니가 골프 코스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있다”던 리디아 고(21)의 말처럼 컴퓨터 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 ‘신공’이었다. 8타 차 선두를 달리며 우승을 예약한 김세영의 마지막 라운드 관심사는 기록 사냥이었다. 전반 9개 홀에서 4타를 줄이며 27언더파로 치솟았다. 이어 후반에 버디 3개를 추가해 31언더파가 되면서 최저타, 최다 언더파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퍼트 수는 31개로 앞선 3개 라운드(28-27-29)보다 많았지만 그린 적중률 94.4%(17/18)에 이르는 절정의 샷 감각을 앞세워 보기 없이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김세영은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9타를 줄인 뒤 2라운드 65타, 3라운드 64타에 이어 최종 라운드에서도 65타를 쳤다. 4라운드를 펼치면서 이글은 1개, 버디는 무려 31개를 낚았다. 반면 더블 보기는 1개에 그쳤고, 보기는 1개도 남기지 않았다. 김세영은 특히 그린 적중률이 4라운드 합계 93%(67/72)에 달했다. 신들린 아이언샷을 앞세워 그린을 놓친 건 단 5차례에 불과했다. 또 평균 274.88야드를 유지한 드라이브 비거리를 앞세워 장타를 뽐냈고, 평균 퍼트 수는 28.75개로 안정적이었다. 김세영은 우승 후 “어렸을 때 소렌스탐의 경기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었는데 엄청난 기록을 세우게 돼 영광”이라며 “기록을 신경 쓰지 않고 ‘보기만 남기지 말자’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김세영은 “2년 전 세운 72홀 최저타 타이기록을 넘어서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꿈이 이뤄졌다”고 감격에 젖었다.

김세영의 기록 달성을 본 소렌스탐은 트위터를 통해 ‘잘해냈다. 축하한다(Well done! Congrats)’는 글을 올렸다.

김세영은 국내에서 5승을 거둔 뒤 2015년 LPGA투어에서 김효주(23), 장하나(26) 등을 제치고 생애 한 번밖에 없는 신인왕이 됐다. 특히 LPGA 통산 7승 가운데 5승이 10언더파 이상일 정도로 화끈한 플레이를 자랑한다. 프로 3년 차였던 2013년 한화금융클래식 최종 라운드 17번 홀(파3)에서는 홀인원을 작성하며 역전 우승을 거둔 뒤 ‘빨간 바지의 마법’이라는 수식어이자 기분 좋은 루틴이 생겼다. 김세영은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 역시 빨간 바지를 입고 마법의 힘을 빌렸다.

키는 163㎝로 작지만 공인 3단의 태권도 실력으로 단련한 두둑한 배짱과 장타력도 김세영의 장점이다. 우승 상금 30만 달러(약 3억3,000만원)를 받은 김세영은 시즌 상금 64만7,366달러를 기록, 상금 순위도 12위로 올라섰다. 통산 상금은 519만1,525달러(약 58억원)가 돼 LPGA 투어 사상 61번째로 500만달러 이상을 번 선수가 됐다.

한국 선수들은 지난주 메이저 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박성현(25)에 이어 2주 연속 우승 소식을 전했다. 올해 LPGA 투어 19개 대회에서 벌써 7승을 합작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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