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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난사고 1시간내 대응은커녕… 국민안전처 또 뒷북·헛발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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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난사고 1시간내 대응은커녕… 국민안전처 또 뒷북·헛발질

입력
2015.09.07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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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호와 통화 안된다" 첫 신고

아무런 조치도 안취하고 시간 허비

미탑승객에 전화… 구조 혼선 초래

사고 3일째 실제 승선자 파악 못해

세월호 후 '초기 대응 강화' 헛구호

7일 오후 전남 해남읍 다목적 생활체육관에서 돌고래호 사고수습 대책본부 수사본부장을 맡은 성기주 제주해양경비안전서 수사본부장이 실종ㆍ사망자 가족들에게 허리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해남=연합뉴스
7일 오후 전남 해남읍 다목적 생활체육관에서 돌고래호 사고수습 대책본부 수사본부장을 맡은 성기주 제주해양경비안전서 수사본부장이 실종ㆍ사망자 가족들에게 허리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해남=연합뉴스

지난 5일 발생한 낚싯배 돌고래호 전복사고 당시 신고 접수가 40분 가까이 지연되는 등 국민안전처와 해경의 미흡한 초기 대응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해경의 경비 안전 분야를 맡아 출범한 안전처는 체계적인 재난안전 관리 구축시스템을 마련, 사고 초기 현장 대응력을 강화하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해왔지만 여전히 구조 체계는 달라진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7일 국민안전처와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돌고래호와 함께 뱃길에 오른 돌고래1호 선장 정모(41)씨가 5일 오후 추자 해경출장소에 돌고래호의 사고 신고를 한 후 제주해경안전본부 상황실로 전파 될 때까지 해경은 미숙한 대응으로 일관했다.

정씨는 이날 기상악화로 추자항으로 돌아온 후 오후 8시 10분쯤 상추자도 해경출장소를 방문, “돌고래호와 통화가 안된다”고 신고했지만, 해경은 적극적인 신고 의사가 없었다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오후 8시 25분쯤 정씨가 다시 해경출장소를 다시 방문해 돌고래호의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 항적 확인을 요청한 결과 오후 7시 39분에 최종 소멸된 것으로 확인됐다. V-PASS는 2012년 해경이 해양사고시 신속한 대응체계 구축을 위해 어선에 보급한 해양안전망이다.

돌고래호의 이상을 감지하고도 해경 직원은 즉시 제주해경본부에 보고하지 않고 승선원 명부에 있는 승선자들에게 전화연락을 시도하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이 과정에서 오후 8시 39분쯤 승객 1명과 통화가 이뤄지자 해경은 돌고래호가 이상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그의 말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실제 배에 승선하지 않고도 평소 친분이 있는 돌고래호 선장에게 피해가 갈까봐 승선한 것처럼 꾸며댄 것이다. 그는 이런 사실을 오후 8시 45분쯤 해경에 털어 놓았다. 미탑승객의 거짓말에 구조 혼선이 빚어졌고, 해경은 오후 9시 3분에야 상황실에 이런 내용을 보고했다.

해경이 전복된 어선의 위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무렵 배의 생존자 세 사람은 결국 6일 오전 사고 해역을 우연히 지나던 민간어선에 의해 구조됐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전국 어디에서 사고가 발생해도 ‘골든타임’내 구조작업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해상 1시간 이내에 현장 대응 태세를 구축했다고 밝힌 국민안전처의 발표 내용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사고 발생 3일째인 7일 오후까지도 돌고래호 실제 승선자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돌고래호가 현재 알려진 21명을 넘게 태우고 바다로 나갔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전복된 돌고래호의 V-PASS의 수신이 끊어졌지만 해경안전본부가 이를 포착하지 못한 것도 논란거리다.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배가 전복된 뒤 선장 김씨가 승객들에게 “배가 항해를 하면 무선통신이 해경과 연결돼있어 금방 구조하러 올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이는 해경이 V-PASS의 이상을 감지, 수색에 나설 것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7일 오전 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해양경찰구조대원들이 돌고래호의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추자도=연합뉴스
7일 오전 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해양경찰구조대원들이 돌고래호의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추자도=연합뉴스

제주해경 관계자는 “V-PASS을 통해 선박의 이상 상황을 알 수 있는 방법은 단말기의 SOS신호 버튼을 누르거나 단말기를 분리할 경우 뿐”이라며 “수많은 낚시어선을 모두 모니터링을 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제주=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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