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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김정은이 꺼려하는 모든 수단 동원” 정면대결도 불사

입력
2016.01.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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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성기 방송 재개 북 가장 민감

“대북 전단 살포 등 카드도 남아”

B-52,B-2폭격기 동원 검토

美 항공모함,핵잠수함 배치 거론도

전방부대에 설치한 대북 확성기를 조작하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전방부대에 설치한 대북 확성기를 조작하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부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맞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키로 결정한 것은 군사적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강력한 대북 메시지로 풀이된다. 정부가 6일 핵실험 이후 “도발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누차 공언한 만큼, 북한의 타격위협을 감수하더라도 김정은 체제의 약점을 정면으로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한미 양국은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도 논의하고 있어, 북한을 겨냥한 군사적 압박은 그 어느 때보다 고강도로 가해질 전망이다.

확성기 방송 틀어 김정은에 비수 꽂기

확성기 방송은 북한이 가장 꺼려하는 대북 심리전 방식이다. 지난해 8ㆍ25합의 당시 북한은 확성기 방송 중단을 합의문에 못박는 것을 전제로 대화에 임할 만큼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확성기 방송에 김정은 체제의 치부를 고스란히 북한 주민들에게 폭로하는 내용이 담긴 때문이다.

군 당국은 휴전선 인근 11곳에 북한 지역을 향해 확성기를 설치한 상태다. 8ㆍ25합의로 방송을 중단했지만 확성기마다 10여명의 상시주둔 병력을 배치해 유사시에 대비하고 있다. 확성기 설치지역에는 무인정찰기, 토우 대전차미사일, 대공방어무기 등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7일 “명령만 떨어지면 5분 안에 방송을 다시 할 수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군은 아울러 최신형 이동식 확성기 6대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신형 확성기는 기존 고정식 확성기 보다 10km 이상 더 먼 거리까지 음향을 내보낼 수 있다. 차량에 탑재돼 북한군 타격을 피해가며 방송을 내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북한은 이 같은 확성기에 대해 ‘조준타격’을 위협하며 극도의 긴장감을 조성해왔다. 지난해 8월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 이후 대응조치로 확성기 스위치를 올리자 확성기 주변지역으로 포격도발을 자행하며 위기감을 조성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까지도 확성기 방송에 신중한 입장이었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확성기 방송 재개가 가장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시점이 언제인지 고민하고 있다”며 확답을 피했다. 앞서 8ㆍ25합의에서 남북은 ‘비정상적 사태’가 발생하면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기로 명시한 바 있다. 하지만 한 장관은 북한의 핵실험이란 위중한 사태에도 “(방송 재개는) 전선지역의 국지적 도발에 대응한 것이어서, 핵실험과 같은 전략적 도발에는 적절치 않다”며 줄곧 머뭇댔다. 북한의 추가 도발을 유인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같은 정부 입장이 오후 들어 돌연 바뀐 것은 북한에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절박함과, 군의 느슨한 대응을 향한 비판 여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군의 한 소식통은 “확성기 방송뿐만 아니라 대북전단 살포도 북한이 진저리를 치는 심리전 방식”이라며 “아직 우리에게는 카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벌벌 떠는 핵전략무기 배치 임박

미군의 전략자산을 동원한 무력시위도 임박했다. B-52 장거리폭격기와 B-2 스텔스 전략폭격기가 우선 거론된다. 지난해 8월 지뢰ㆍ포격도발 당시 한반도에 투입을 검토하는 것만으로도 북한이 움츠렸던 전략무기들이다.

미국령 괌에 배치된 B-52는 장착한 핵미사일로 북한 지휘부의 은신처를 직접 타격할 수 있다. 전투기 60여대가 동시에 출격할 때와 맞먹는 전투력을 갖춰 ‘하늘을 나는 요새’로 불린다. 특히 스텔스 기능을 갖춘 B-2는 북한지역에 은밀하게 침투해 핵폭탄으로 적진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미군 전력이 바로 B-52와 B-2”라며 “자신들이 언제든 타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미군의 항공모함이나 전략 핵잠수함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존 최강 전투기로 평가 받는 F-22는 일본에서 십여 분이면 한반도로 출격해 북한의 레이더망을 뚫을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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