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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허 찔렸다… 격노한 지도부 긴급 회의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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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허 찔렸다… 격노한 지도부 긴급 회의 나서

입력
2016.01.0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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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6일 북한 4차 핵실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포토아이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6일 북한 4차 핵실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포토아이

“허를 찔렸다.”

6일 중국 외교부의 분위기에 대해 베이징(北京)의 한 소식통은 이렇게 전했다.

중국은 이날 북한의 4차 핵 실험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태였다. 지난해 10월 중국공산당 서열 5위인 류윈산(劉雲山)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평양을 찾아 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만난 뒤 북중 관계는 개선 쪽으로 큰 방향을 튼 것으로 방심했다. 김 제1위원장의 지시로 창설된 북한의 국보(國寶) 모란봉악단이 지난달 베이징 공연을 취소한 채 돌연 귀국했을 때도 중국에선 “북중 우호 관계엔 큰 지장이 없다”며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더구나 김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핵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데다 경제에 매진할 뜻을 비친 만큼 당분간 핵 실험을 강행하는 무리수는 두지 않을 것이란 게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그러나 북한의 4차 핵 실험은 이러한 중국의 기대를 산산조각 낸 것이었다.

중국 지도부는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관은 “류 상무위원이 평양을 갔다 온 지 3개월도 안 돼 핵 실험을 강행한 것은 뒤통수에 대고 총을 쏜 것과 마찬가지라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중국공산당 최고 지도부가 참석하는 긴급 대책 회의도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이날 중국 외교부는 물론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 등은 하루 종일 분주하게 움직였다. 한 소식통도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회의를 직접 주재할 만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그러나 겉으론 지난 3차례의 북한 핵 실험 때처럼 결연한 반대의 뜻을 내 놓으면서도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고 핵 확산을 방지하며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게 일관된 입장임을 다시 강조했다.

전문가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는 북한은 한 치도 예측할 수 없는 집단이라고 다시 한 번 혀를 내 두른 반면 북한의 4차 핵 실험은 시간 문제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류자(劉佳) 중국 사회과학원 박사는 “대외적으로는 국제적인 제재 속에 돌파구를 마련하는 한편 대내적으로는 5월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역사적 성과를 만들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8일이 김 제1위원장의 생일이란 점도 고려됐겠지만 결정적 요인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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