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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 뒤 숨으려다 두 손 든 여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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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 뒤 숨으려다 두 손 든 여의도

입력
2014.08.2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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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연루 여야 의원 5명 비난 여론 들끓자 백기 검찰도 강제구인 초강수… 결국 자진출석 영장 심사

각종 금품 수수 혐의로 21일로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 의사를 밝혔던 국회의원들이 비판 여론에 밀려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김주성기자 poem@hk.co.kr·연합뉴스·뉴시스
각종 금품 수수 혐의로 21일로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 의사를 밝혔던 국회의원들이 비판 여론에 밀려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김주성기자 poem@hk.co.kr·연합뉴스·뉴시스

관피아(관료+마피아) 비리 의혹 등에 연루된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던 현역 여야 의원 5명 가운데 새누리당 조현룡(69)ㆍ박상은(65)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김재윤(49) 의원 등 3명이 21일 구속 수감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60)ㆍ신학용(62) 의원에 대한 영장은 기각됐다. 검찰이 강제구인이라는 초강수를 둔 끝에 방탄국회가 열리기 직전 구속 집행이 가능했다.

서울중앙지법 윤강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조 의원과 김 의원, 신계륜ㆍ신학용 의원 등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밤 11시5분쯤 이 같이 결정했다. 조 의원과 김 의원에 대해선 “소명되는 범죄혐의가 중대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조 의원은 철도궤도용품 납품업체인 삼표이앤씨한테서 총 1억6,000만원을, 김 의원은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SAC)에서 입법로비와 함께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윤 부장판사는 신계륜ㆍ신학용 의원의 영장을 기각한 데 대해선 “공여자 진술의 신빙성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현재까지의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 여부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신학용 의원과 관련해선 “법리다툼의 여지가 있다”고도 했는데, 출판기념회에서 받은 축하금 명목의 3,800만원을 뇌물로 볼 수 있는지 좀더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SAC에서 신계륜 의원은 5,000만원을, 신학용 의원은 1,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또 인천지법 안동범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박 의원에 대해 “범죄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이 되고 사회적 지위를 이용한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박 의원은 해운비리 연루 의혹이 제기돼 인천지검 해운비리 특별수사팀의 수사를 받아 왔으며, 이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 6억여원을 받아 장남의 집에 숨겨두는 등 총 11가지의 범죄사실이 드러났다.

당초 이날 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 의사를 밝혔던 이들 의원 5명은 검찰이 강제구인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든 데다 ‘방탄국회’ 비난 여론까지 일자 결국 백기를 들고 자진출석했다. 검찰이 영장실질심사에 응하지 않은 정치인에 대해 곧바로 영장실질심사용 구인영장을 집행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새벽부터 여야 의원 4명의 구인장 집행을 위해 국회 의원회관에 오전 6시부터 검사 3명과 수사관 40명을 투입했다. 인천지검 역시 박 의원의 구인장을 들고 신병 확보에 나섰다. 검찰은 특히 전날부터 잠적 기미가 엿보였던 새누리당 의원 2명에 대해선 각각의 연고지에도 수사관 10여명씩을 배치했다.

검찰은 오전 10시쯤 각 의원실에 진입, 구인영장을 제시했으나 신학용 의원 외에는 모두 자리에 없어 강제구인을 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후 의원들이 잇따라 출석의사를 피력, 김 의원(오후 2시)과 신학용 의원(오후 4시), 신계륜 의원(오후 6시), 조 의원(오후 8시)은 서울중앙지법에서, 박 의원은 오후5시30분 인천지법에서 각각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후곤)는 이날 저녁 레일체결장치 제작사인 AVT로부터 철도시설공단 납품 편의 제공 청탁과 함께 6,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새누리당 송광호(72) 의원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임시국회 소집 하루 전 영장이 청구됨에 따라 송 의원에 대해선 국회의 체포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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