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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의 명작, 미술의 명작들을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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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의 명작, 미술의 명작들을 품다

입력
2014.08.2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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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김수근 설계 옛 공간 사옥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 변신

9월 1일 개관 전시명은 '리얼리?'

창가에 설치한 백남준의 ‘No-mad’. 전시장 내벽은 붉은 벽돌 원형 그대로다. 강다연 인턴기자(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4)
창가에 설치한 백남준의 ‘No-mad’. 전시장 내벽은 붉은 벽돌 원형 그대로다. 강다연 인턴기자(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4)

“35년 간 미술품을 수집하면서 미술관 만드는 게 소원이었는데, 이게 정말인가 싶고 꼭 구름 위에 떠 있는 기분이다.”

창덕궁 옆 옛 공간 사옥을 사들여 미술관으로 만든 아라리오 갤러리 김창일(63) 회장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라는 이름으로 9월 1일 문을 연다.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공간 구사옥(서울시 등록문화재 586호)을 구석구석 미술품으로 채우고 마무리 점검을 거의 마쳤다. 믿기지 않는지 개관 전시 제목을 ‘리얼리?(정말?)’라고 붙였다. 작품 선정부터 배치할 자리와 조명까지 직접 결정했다.

천안에서 버스 터미널과 백화점 사업으로 돈을 번 그는 미국과 독일의 미술 전문지가 선정한 세계 200대, 100대 컬렉터에 들어간 수집가다. 지금까지 3,700여점을 모았다. 이 가운데 유명 작가 43명의 작품 96점을 엄선해 개관 전시에 선보인다. 마크 퀸, 요르그 임멘도르프, 피에르 위그, 바바라 크루거, 키스 헤링, 코헤이 나와, 트레이시 에민, 김구림, 백남준, 강형구, 권오상, 소피 칼 등 작가 명단이 몹시 화려하다.

사무실로 쓰던 건물을 미술관으로 바꾸면서 김수근이 설계한 원형을 최대한 보존했다. 붉은 벽돌로 된 내벽과 곰팡이가 핀 벽지, 원래 있던 선반까지 그대로 살렸다. 한 명이 겨우 다닐 수 있는 좁은 계단과 낮은 천장, 층간 구분이 분명하지 않은 중첩 구조로 아기자기한 동선을 구축하고 있는 이 건물의 특성 덕분에 5개 층 총 36개의 전시 공간을 탐험하듯 돌아다닐 수 있다. 미술관과 화랑에 일반적인 매끈한 하얀 벽의 사각형 전시장과는 딴판이다.

트레이시 에민의 방, 임멘도르프의 방, 피에르 위그의 방 식으로 공간마다 한 명씩 작품을 배치했다. 화장실 세면대 위 모니터에 영상 작품을 틀고 계단참에 조각 작품을 놓는 등 계단과 화장실에도 작품을 설치했다.

평소 보기 힘든 작품들로 가득 채운 이번 전시에는 영국 작가 마크 퀸이 자신의 피 4.5ℓ를 얼려서 만든 두상 ‘셀프’도 나왔다. 영하 25도에서 냉동 보관해야 하는 핏덩어리 얼굴 조각이다.

김 회장은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 외에 제주도에만 4개의 미술관을 더 열 예정이다. 영화관, 모텔, 사무실 등으로 쓰던 버려진 건물을 미술관으로 개조 중이다. 3개는 10월 1일, 나머지 1개는 내년 3월 개관한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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