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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24시]중국, 넘치는 항공 수요에 주변국 조종사 ‘싹쓸이’

입력
2017.07.0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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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개장 예정 베이징 신공항

2040년 되면 이용객 1억명 예상

두배 이상 연봉에 재계약 보너스

한국서도 이직 조종사 250명 육박

봉황을 형상화한 베이징 신공항의 조감도. 2019년 7월 가동 예정이다. 신화망
봉황을 형상화한 베이징 신공항의 조감도. 2019년 7월 가동 예정이다. 신화망

‘2019년 4,500만명 → 2025년 7,200만명 → 2040년 1억명.’ 중국 정부가 2019년 정식 개장을 목표로 현재 건설 중인 베이징(北京) 신공항의 이용객 수를 예상한 수치다. 인천공항의 지난해 이용객 수는 5,000만명 안팎이고, 세계 최대라는 미국 LA공항 이용객 수도 1억명을 넘지 않는다. 터미널 건축면적이 140만㎡로 세계 최대 규모인 베이징 신공항은 그야말로 역대급 공항이 될 전망이다.

국제 항공기 임대업체 아볼론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운영되는 여객기는 총 2,800여대로 전 세계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2010년 이후 연평균 증가 속도는 무려 11%를 웃돈다. 이 추세를 감안하면 2026년까지 중국 항공사들은 최소한 3,200대 이상의 항공기가 필요하다. 중국이 2037년까지 6,800대를 필요로 한다는 예측이 나온 적도 있다.

이처럼 중국의 항공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전반적으로 경제 규모가 커지고 생활 수준이 높아진 데 기인한다. 특히 중국의 해외여행 수요는 성장 여지가 크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해외여행을 경험한 중국인은 1억2,200만명으로 9%에 불과하다. 중국 국가여유국은 2020년에 2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늘어나는 항공 수요를 감당해 낼 조종사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항공기 조종사들은 고도의 전문기술과 비행경험을 갖춰야 하는 전문직종이어서 단기간 내에 수요를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다. 중국 항공사들이 고액 연봉을 제시하며 주변국의 숙련된 조종사들을 싹쓸이해가는 이유다.

중국이 우선 타깃으로 삼은 나라는 한국이었다. 지난해 말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 2곳에서만 150여명의 조종사가 중국 항공사로 옮겨갔다. 하지만 이는 공식적인 수치일 뿐 실제 부기장급 조종사까지 포함하고 저가항공사(LCC)를 포함하면 250여명에 육박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중국 항공사들은 최소 2배 이상의 연봉에다 3년 뒤 재계약 시 연봉에 준하는 보너스 추가 지급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다음 타깃은 동남아 일부 국가와 호주였다. 호주에서도 지금까지 100명 이상의 조종사가 중국 항공사로 이직했다. 호주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선호도가 높아 최근 몇 년 사이 중국~호주 노선이 급성장하고 있다. 태국 등 일부 동남아 국가 항공사는 중국으로의 인력 유출로 해외노선을 축소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근래 중국의 조종사 싹쓸이 타깃은 러시아다. 처우 문제로 러시아 조종사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10여개 중국 항공사들은 지난 2년 반 동안 100여명의 러시아 조종사를 고용했다. 관영 환구시보에 따르면 중국 항공사는 향후 10년간 추가로 100여명의 러시아 조종사를 채용할 계획이다. 항공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이 주변국들의 조종사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는 셈이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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