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중국의 문화대혁명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언론에는 이를 조명하는 다양한 기사들이 보이는데, 그 중에 등장하는 인물로 펑더화이가 있다. 기사에서 그는 모택동의 정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반동으로 몰려 홍위병에게 타살된 것으로 소개되고 있다.
그런데 이 ‘펑더화이’는 누구일까? 바로 한국전쟁의 참전 장군으로 잘 알려진 ‘팽덕회(彭德懷)’이다. 장년층 이상은 ‘아, 그 사람’ 하고 바로 알 만한 이름이다.
이 ‘펑더화이’처럼 오늘날 중국인 인명은 원지음에 따라 적는 것이 원칙이다. 그렇다고 ‘공자, 이태백, 조조’까지 모두 그렇게 적기는 어려워서 일정한 기준이 필요한데, 그 기준은 과거인은 종전의 한자음대로, 현대인은 원지음에 따라 표기하는 것이다. 신해혁명(1911) 이전에 사망한 이는 과거인, 그 외는 현대인이다. 펑더화이는 현대인이므로 당연히 원지음에 따라 적는다.
그런데 현대인이라고 해도 ‘마오쩌둥(毛澤東), 류사오치(劉少奇), 덩샤오핑(鄧小平), 루쉰(魯迅), 쑨원(孫文), 장제스(蔣介石), 장징궈(蔣經國)’는 우리 한자음 이름이 워낙 익숙한 인물들이다. 그래서 이들은 ‘모택동, 등소평, 유소기, 노신, 손문, 장개석, 장경국’으로 적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나머지 인물들은 ‘펑더화이’처럼 원지음에 따라서만 적어야 한다. 즉 ‘성룡, 주윤발, 공리’ 등은 더 이상 표준적인 표기가 아니며 ‘청룽, 저우룬파, 궁리’가 올바른 표기이다. 이것이 꽤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하므로 복수안을 넓히면 어떨까 싶기도 하지만, 이후의 인물인 ‘장쯔이, 시진핑’ 등은 원지음에 따른 인명만 통용되는 것을 보면 새로운 표기 방식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가는 느낌이다.
허철구 창원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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