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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였다면 천정배 어떻게든 안고…" 책임론 중심에 선 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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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였다면 천정배 어떻게든 안고…" 책임론 중심에 선 文

입력
2015.04.29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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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호남서 입지 흔들려 패착

전략공천 배제도 안이한 대처… 성완종 정국서 전략 수정도 없어"

당 안팎서 벌써부터 비판 쏟아져

원내대표 선거 맞물려 구심점 약화… 내년 총선도 위기감 높아져

29일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 마련된 재보선 개표상황실에서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등 당직자들이 개표방송을 보며 박수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29일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 마련된 재보선 개표상황실에서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등 당직자들이 개표방송을 보며 박수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29일 재보선에서 참패한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회의실이 텅 비어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29일 재보선에서 참패한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회의실이 텅 비어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4·29 재보궐 선거에서 전패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앞길에 험난한 가시밭길이 펼쳐졌다. 문재인 대표는 책임론의 중심에 섰고, 뿌리 깊은 당내 계파 갈등이 재등장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야권의 안방을 차지한 천정배 당선인이 외곽에서 야권 재편까지 주장하고 있어 새정치연합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 됐다.

문재인 책임론 후폭풍 거셀 듯

새정치연합은 선거 결과에 패닉에 빠졌다. 새정치연합의 한 중진 의원은 “정치는 선거에서 승리해야 명분도 얻는 것이다. 그러나 문 대표는 충분히 이길 싸움을 스스로 '전략공천 배제'라는 명분으로 물꼬를 막은 채 안이하게 대처했다”고 패인을 설명했다. 향후 선거 전패의 책임이 대부분 문 대표에 향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당 안팎에선 벌써부터 “성완종 정국에도 선거 전략을 대폭 수정하지 못하는 모습에서 이미 패배를 예견했다” “DJ였다면 천정배를 어떻게든 안고 가면서 이길 판을 만들었을 것”는 등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문 대표를 향한 책임론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문 대표의 책임론은 텃밭 광주를 천정배 당선인에게 내주면서 당의 뿌리인 호남에서 제1야당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게 된 부분이 핵심이다. 진원지는 호남 기반의 당 중진 의원들이 될 공산이 크다. 문 대표가 이들의 전략공천 건의를 물리치고 “공정한 경선으로 후보를 내도 승리가 가능하다”며 밀어붙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총선과 달리 낮은 투표율을 보이는 재보선의 경우, 구도보다 인물론이 강하게 작용했던 게 사실이다.

문 대표의 리더십이 심각하게 손상되고 일부에서는 사퇴론을 제기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문 대표의 책임론 수용 여부와 상관없이 원심력이 커지면서 당의 지배력도 분할될 수 있다. 내달 7일 원내대표 선거와 맞물려 당의 구심점이 당 대표와 원내대표로 이원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단일대오로 내년 총선을 맞이하겠다는 문 대표의 구상은 크게 흩뜨려질 수밖에 없다. 물론 문 대표 체제가 출범한 지 세 달이 지나지 않았고 재보선이 4곳에 불과하기 때문에 실제로 문 대표가 사퇴할 가능성은 낮지만, 대선주자인 문 대표의 위상은 크게 흔들릴 것은 자명하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문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에서는 야권 분열에 기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 서울 관악을의 정동영 무소속 후보와 경기 성남 중원의 김미희 정의당 후보가 예상보다 분전하면서 야권은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과 문 대표는 다음 총선을 앞두고 국민모임과 정의당 움직임까지 주시해야 하는 숙제까지 떠안았다.

호남신당? 야권 재편의 키는 천정배에게

22.6%의 압도적 차이로 당선된 천정배 당선인은 이날 승리로 호남 정치지형 변화의 키를 쥐게 됐다. 아직 천 당선인이 호남신당 등 구체적 정치적 계획을 밝히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선 그의 취임 일성이 “호남정치 부활을 통한 야권의 전면 쇄신”이라는 점을 근거로, 내년 총선 전 세력화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천 당선인발 야권 재편은 새정치연합의 향후 계파 갈등과 맞물려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보선 패배로 새정치연합의 호남 지역 공천 물갈이 가능성이 더 커진 만큼, 탈락이 유력한 기존 호남 출신 의원들이 천 당선인의 깃발 아래로 모일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과거 민주당 계열의 정치인과 새정치연합에 실망한 신진 정치인도 천 당선인의 기치를 따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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