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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외삼촌에 훈장 줬다니…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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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외삼촌에 훈장 줬다니… 실수?

입력
2016.06.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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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처 2012년에 강진석 추서

서훈 배경 논란…은폐 의혹도

2012년 8월 15일자 정부 관보에 북한 김일성 주석의 외삼촌 강진석이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은 사실이 게재돼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제공
2012년 8월 15일자 정부 관보에 북한 김일성 주석의 외삼촌 강진석이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은 사실이 게재돼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제공

국가보훈처가 2012년 북한 김일성 주석의 외삼촌인 강진석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북한이 ‘독립운동가 집안’으로 우상화하고 있는 김일성 가계에 대해 우리 정부가 훈장을 준 것은 처음이어서 서훈 배경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27일 민족문제연구소와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보훈처는 2012년 67주년 광복절을 맞아 애국지사 198명을 포상할 때 강진석에 대해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강진석은 김일성의 모친 강반석의 큰 오빠로, 평양 청년회와 백산무사단 제2부 외무원으로 활동하며 군자금을 모집하다 1921년 일제 경찰에 체포돼 징역 13년을 선고 받고 8년간 옥고를 치렀다.

국가보훈처는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공훈전자사료관 홈페이지에 게재된 포상자 공적조서 및 훈장미전수자 명부에서 강진석을 삭제했고 포상자 통계에서도 뺀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통계에선 2012년 애국장 수훈자가 50명으로 집계됐으나, 올해 통계에선 49명으로 기록된 것이다.

이를 두고 국가보훈처가 강진석이 김일성 외삼촌인 사실을 뒤늦게 알고 은폐를 시도한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는 이날 “박승춘 보훈처장이 취임 직후인 2012년 초 독립유공자 공적 심사위원들을 뉴라이트 인사로 대폭 물갈이했다”며 “이들이 기초 사실도 파악 못하고 훈장을 수여했다가 문제가 되자 이를 삭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가보훈처는 “지난해 민원이 제기돼 재심에 들어가면서 홈페이지에서만 이름이 빠지게 됐다”며 “심사 결과 서훈 대상자에겐 연좌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서훈을 유지키로 해, 광복절에 맞춰서 홈페이지를 다시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보훈처의 설명대로 1942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강진석은 북한 정권에 참여하지 않아 서훈 대상에 결격 사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북한이 성역화하는 김일성 가계의 한 명이어서 민감할 수 있는 사안이다. 강진석과 같은 지역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김일성의 부친 김형직의 서훈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수적 성향의 박승춘 보훈처장 취임 이후 서훈이 이뤄진 점도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 북한 부수상을 지낸 박헌영의 처 주세죽에게 건국훈장이 수여됐을 때는 보수단체들이 반발하는 등 서훈 대상자에 대한 이념 논쟁도 적지 않았다. 이를 두고 박 처장 취임 이후 보수적 행보를 뚜렷이 해온 보훈처가 실수로 김일성 외삼촌에게 훈장을 줬다가 곤란한 처지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많다. 송용창기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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