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당초보다 2배 늘어 “용적률ㆍ설계 변경돼 조정 불가피”
개포주공 2단지도 최고 1억원 늘어
내년 이후 분양시장 전망 어두워… 일반 분양가 인상도 쉽지 않아
재건축 시장에서 잇따라 분담금 폭탄이 터지고 있다. 설계 조건 등이 바뀌면서 사업비가 재조정된 탓도 있지만 올 들어 되살아났던 분양 및 매매시장이 내년부터는 한풀 꺾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분담금 비용을 분양가에 마냥 떠 얹기가 어려워진 영향도 크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1만1,106가구)의 조합원들은 최대 1억원이 넘는 추가분담금 폭탄을 떠안게 됐다. 시공사인 현대건설ㆍHDC현대산업개발ㆍ대우건설ㆍ롯데건설 컨소시엄은 다음달 18일까지 조합원 분양 신청을 받기로 하고 최근 조합 측에 예상 일반분양가와 추가분담금을 전달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추정 일반 분양가는 3.3㎡당 2,400만원, 2,600만원, 2,800만원 등 세 가지 경우로 나뉜다. 각각의 무상 지분율은 132%, 145%, 158%로 제시됐다. 무상 지분율은 시공사가 대지지분(실제 살고 있는 땅의 면적)을 기준으로 어느 정도 면적을 추가 분담금없이 조합원에게 부여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조합 측은 “2010년 시공사 선정 당시에는 건설사들이 일반분양가, 미분양 등과 상관없이 164%의 확정지분제를 약속했는데 이제 와서 무상 지분율을 낮추면 어떻게 하느냐”고 반발한다.
실제 조합이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 둔촌 주공1단지의 대지지분 63.1㎡의 경우 소유자가 입주 시 112㎡(전용 84㎡)를 선택할 경우 164%의 당초 무상지분율을 적용하면 추가 분담금은 5,823만원이었지만 새 기준에 따라 132%를 적용하면 추가분담금이 1억6,084만5,000원으로 늘어난다. 1억원 이상을 현금으로 더 부담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2010년 입찰 때는 용적률을 최대 300%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으나 실제 인허가 과정에선 평균 용적률이 273%로 낮아졌고 주차장 공간을 더 넓히는 등 설계가 많이 변경된데다 공사비까지 상승해 무상지분 감소를 낮춰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입주를 시작한 재개발 아파트도 확정 분담금이 예상보다 5,000만원 이상 높아졌다.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가재울4구역에서 GS건설ㆍHDC현대산업개발ㆍSK건설 컨소시엄이 시공하고 10월 입주를 시작한 ‘DMC파크뷰자이’(4,300가구)는 최종 분담금이 5,000만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2년 전 분양 당시 발생한 미분양으로 인해 지금껏 금융비용이 늘어난데다 올 들어 시장 상황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판촉비, 기부채납 등으로 사업비를 예상보다 많이 쓰면서 당초 거의 없던 분담금이 한 가구당 4,000만~5,000만원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강남구 개포 주공2단지도 당초 예상보다 분담금이 최고 1억원 증가했고, 개포 주공3단지, 개포 시영도 3,000만~5,000만원이 추가로 늘어났다.
문제는 현재 추진 중인 상당수 재건축 단지에서도 분담금 폭탄이 줄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특히 분양시장이 지금보다 나빠질 것으로 보이는 내년 이후에는 분담금 폭탄이 이어지고, 이것이 시장을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재건축 추진 사업장은 전국 539구역에 이르는데 추진위원회에서 조합 설립까지 평균 4년, 사업인가를 받기까지 평균 2.4년, 관리처분을 받기까지 평균 2.4년으로 총 9년여가 걸린다. 사업을 장기간 끄는 동안 사업 조건이 바뀌고 공사 및 금융 비용이 증가하면 조합원들이 내는 비용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분담금을 낮추는 최후의 방법은 일반 분양가를 높이는 것인데 자칫 미분양에 따른 금융비용 등이 발생해 결국 조합원이 이를 부담해야 하는 악순환에 직면할 수 있다”며 “올해보다 좋지 않을 거라는 향후 분양시장 상황 등을 감안하면 추가분담금 문제는 계속 불거질 것 같다“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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