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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숙원 서울시네마테크 2020년 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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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숙원 서울시네마테크 2020년 문 연다

입력
2017.10.0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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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유일 시네마테크 역할을 했던 서울아트시네마는 2002년 서울 소격동 선재아트센터(사진)에 첫 둥지를 텄으나 임대 재계약 문제로 2005년 낙원동 허리우드극장으로 옮겼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 유일 시네마테크 역할을 했던 서울아트시네마는 2002년 서울 소격동 선재아트센터(사진)에 첫 둥지를 텄으나 임대 재계약 문제로 2005년 낙원동 허리우드극장으로 옮겼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시, 연내 국제 설계 공모

3수 우여곡절 끝 심의 통과

도심형 세트·자료실 등 조성

프랑스 파리에 있는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는 세계 영화인들이 꼭 한번 가보고 싶어하는 장소 중 하나다. 1938년 설립돼 영화 4만편을 소장 중인 일종의 ‘영화 도서관’이다. 문화유산으로서의 영화를 보존하고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한다. 세계의 영화학도들이 상영되는 영화를 보며 공부를 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1960년대 세계 영화계에 큰 영향을 끼친 프랑스의 영화운동인 ‘누벨바그’의 근원으로 꼽힌다. 장 뤼크 고다르, 프랑수아 트뤼포, 알랭 레네 등 세계의 명장들이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서 꿈을 키웠다.

한국의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를 지향하는 서울시네마테크가 마침내 첫 걸음을 뗐다. 서울시는 올해 서울시네마테크 국제설계공모를 하고, 내년에 공사를 발주해 2020년 완공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서울시네마테크 건립은 영화인들의 숙원 중 하나였으나 박근혜 정부 당시 뚜렷한 이유 없이 사업 심의를 연달아 통과하지 못 했다.

서울시네마테크는 지하철 3호선 충무로역과 을지로3가역 사이에 있는 중구 초동공영주차장 자리에 세워진다. 지상 10층, 지하 3층, 연면적 약 4,800㎡ 규모로, 고전ㆍ독립영화 상영관과 영화박물관, 영상자료 열람 및 보관을 위한 아카이브, 영상미디어센터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영화 제작 전문 실내 스튜디오와 도심형 세트장도 조성된다.

시네마테크 건립은 서울시가 2015년 발표한 ‘영상문화산업 발전 종합계획’의 핵심 사업이다. 당초 2018년 완공을 목표로 했으나, 박근혜 정부 당시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회의에서 2차례 제동이 걸리면서 사업이 좌초할 위기에 몰렸다. 연거푸 심의에서 탈락하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영화인의 요청을 받아 시네마테크를 만드는데 중앙투자심사에서 정부가 먼저 하고 그 다음에 서울시에서 하라는 결론이 났다”며 “정작 문체부는 서울에 시네마테크를 만들 생각이 전혀 없는데 그런 결론이 난 것이 (블랙리스트와) 뭔가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한다”고 블랙리스트 관련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서울시네마테크는 서울시 사업이지만 예산이 200억원을 초과해 정부 심의를 받았다.

우여곡절을 겪던 서울시네마테크는 지난해 11월 3수만에 조건부로 정부 심의를 통과했다. 당시 행정자치부는 시네마테크 내 영상미디어센터를 국비 지원으로 추진하고 시설 이용객을 늘리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조건으로 사업을 승인했다.

서울시네마테크가 영화의 메카 충무로에 터를 잡기까지 10여년간 지난한 과정을 거쳤다. 민간 시네마테크인 서울아트시네마가 2002년 기존 영화관을 임대해 문을 열면 영화인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으나 매년 임대 계약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서울아트시네마가 2005년 낙원상가 허리우드극장으로 옮긴 이후 시네마테크 전용관 건립 필요성이 본격 제기됐다. 한때 서울시와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다양성영화 복합상영관 건립을 추진했으나 영진위 위원장이 교체되면서 논의가 무산됐다. 2010년에는 박찬욱, 봉준호, 이명세, 윤제균, 최동훈, 정윤철 등 감독들과 배우 안성기, 강수연 등 영화인 20여명이 참여한 ‘서울에 시네마테크 전용관을 건립하기 위한 추진위원회’가 발족해 서울시에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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