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특별 장학’ 실시
학교 측에선 “심한 장난 수준, 야구방망이는 플라스틱”주장
서울시교육청이 배우 윤손하씨의 아들과 재벌 총수 손자가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중구 숭의초등학교 학교폭력 사건에 대해 특별장학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특별장학은 교육청 직원들이 학교를 찾아 관계자 면담과 관련 서류 실사 등을 통해 사건의 실태를 파악하는 일종의 현장조사다. 시교육청은 19일 숭의초의 학교폭력 사안처리 과정과 사실관계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앞서 SBS는 숭의초 수련회에서 학생 4명이 같은 반 학생 1명을 집단 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피해자 학생 부모에 따르면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에게 이불을 씌우고 플라스틱 야구 방망이 등으로 폭행하는가 하면, 물비누를 강제로 먹이기도 했다. 이번 사건으로 피해학생은 충격을 받아 근육세포가 파괴돼 녹아버리는 횡문근 융해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았고, 특히 가해자 중에 윤씨의 아들과 재벌 총수 손자가 포함됐지만 책임을 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숭의초 측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고 화해ㆍ사과 권고로 사건을 마무리했고, 사안이 보도되자 교육청에 “심한 장난 수준이며, 학교폭력으로 볼 사안은 아니다”라고 보고했다. 숭의초 측은 “학생들이 쌓여 있던 무너진 이불 아래 사람이 깔렸는지 모르고 장난을 쳤고 야구방망이는 플라스틱 장난감이었다”며 “바디워시도 피해 학생이 먼저 맛보자 다른 학생들이 이를 말린 것으로 조사됐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재벌 총수 손자는 현장에 없다가 뒤늦게 나타났다는 다른 학생 진술을 토대로 학폭위에 회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지난 17일 “바나나우유 모양 바디워시를 아이들이 억지로 먹였다는 부분도 여러 차례 조사에 의해 사실이 아님이 판명됐다”고 보도자료를 냈으나, 이날 “초기대처에 있어 변명으로 일관된 모습에 대해서도 깊이 반성하고 있고 가족의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는 입장을 다시 냈다.
시교육청은 특별장학 결과 문제점이 드러나면 소속 감사관과 중부지원교육청 감사팀 합동으로 감사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감사가 시작되면 학교 폭력 업무처리 매뉴얼 준수 여부 등 사안에 대한 적정 처리 여부, 사안의 축소ㆍ은폐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사안 처리 과정의 문제점이 드러날 경우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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