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 표결 장면을 지켜볼 수 있는 국회 본회의장 방청석40석을 모두 세월호 유가족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8일 “의원실 마다 내일 본회의 방청 관련 문의가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국회사무처에선 방청 인원을 100인으로 제한했고, 방청권은 각 정당 의석 비율에 따라 배부했는데 민주당에겐 총 40석이 할당됐는데 이를 세월호 유가족에게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표결 국회 경내 집회를 불허하고 정문 앞 집회만 허용하기로 하면서, 본회의장에서 표결 장면을 지켜보려는 각계의 방청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본회의가 열리는 동안 본회의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이나 2급 이상 국회 직원의 추천이 있어야 한다. 앞서 지난 2월 ‘테러방지법 본회의 처리를 막기 위한 민주당 의원들의 필리버스터 당시에도 일반인들이 긴 줄을 서서 방청을 기다리는 진풍경이 연출됐었다. 그러나 9일 탄핵 소추안 표결 때는 이런 광경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 의장은 국회 본회의장 내 일반인 방청은 정당 의석수 별 배분을 통해 가능하도록 했다. 의장실 관계자에 따르면 “새누리당 43석, 민주당 40석, 국민의당 13석, 정의당 5석, 무소속 5석 등 의석 비율대로 배분하되 최소 5석씩은 가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기동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세월호 유가족에게 방청권 배분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당연한 결정이다. 그 장면을 가장 애타고 가슴 시린 마음으로 지켜보고 싶은 분들이 많을 텐데, 세월호 유가족이 그 방청석에 앉는 것에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3석을 배정받은 국민의당은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등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시민사회단체 측에 추천권을 위임했다. 내부적으로는 세월호 유가족 및 민간잠수사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사 등에게 방청석을 배분하자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은 방청석 5석을 배정받았고, 의원실 별로 일반시민 1명씩을 초청하기로 했다. 정의당 소속 국회의원은 총 6명이라서 이 중 ‘국회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인 윤소하 의원이 초청권을 양보했다. 대상은 청소년을 비롯한 미래세대, 기성세대 중 대한민국의 변화와 미래에 대한 간절함이 큰 시민 등이다. 원내 1당인 새누리당은 배정받은 43석을 원내행정국을 통해 방청석을 요청한 의원실에 1석씩 선착순으로 배정할 예정이다. 당 관계자는 “각 의원실을 통해 이미 배정된 수보다 3배 가까이 방청석을 할당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와 최대한 공정하게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언급했다.
정 의장은 9일 국회 안에서 이미 계획된 공청회와 세미나 등 31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한 국회 출입은 평상시처럼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1,500여명이 국회를 드나들 예정이다. 아울러 헌정기념관 참관 314명, 국회도서관 장기열람자 8,000여명에 대한 열람 목적의 국회 출입을 허용했다. 의원실 면담 목적의 방문도 가능하다. 단 정 의장은 시민단체들이 8,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하려고 했던 ‘국회 점령 시국 대토론회’는 불허하기로 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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