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사랑꾼 #균블리 #국회대장 #국회요정 #세젤멋 #종로 사랑꾼’
누구 얘기일까? 주인공은 제 20대 국회 전반기 의장인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그는 인터넷에서 ‘균블리’로 통한다. 그가 2016년 1월 개설한 인스타그램 '@gyunvely_413(균블리)'에서 따온 애칭이다. 균블리는 정세균과 러블리를 합친 단어다.
정 의장의 인스타그램 구독자(팔로어)는 1만5,000여명. 그는 인스타그램 덕분에 젊은 세대의 호응을 끌어내며 젊고 친근한 이미지를 갖게 됐다.
최근 본격 대권 행보에 나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역시 지난 19일 @bkmkorea라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하고 온라인 소통을 시작했다. 그도 다양한 사진과 함께 ‘#반블리#소통스타그램#훈스타그램#분쟁해결사’ 등의 해시태그(#)를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정치인들이 사회관계형서비스(SNS)를 통해 젊은 세대와 적극 소통하면서 젊어지려는 노력을 하고있다. 이들이 SNS 소통에 나서는 이유는 젊은 층의 표심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느와르 메이커' 추미애
정치인들 중에는 공식 계정보다 팬들이 만든 계정이 더 인기 있는 경우 이를 활용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추 의원은 최초의 수도권 선출직 5선 여성 의원, 판사 출신의 최초 여성 의원, TK출신 첫 여성 당대표 등 다수의 '최초 여성'이란 수식어를 갖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등장한 그의 트위터 팬 계정 때문에 걸크러시 대표주자라는 새로운 수식어가 더 붙었다. 걸크러시란 여성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끄는 것을 말한다.
추 의원의 트위터 팬 계정 '만주당 느와르메이커 추미애(@Miaevoy_badass)'는 그를 '오야붕' 으로 부르며 마치 범죄영화(느와르)의 한 장면처럼 카리스마 넘치는 그의 사진들을 올려 놓았다. 또 이 곳에서는 국회 필리버스터 당시 입고 나온 그의 옷차림을 ‘추미애 필리버스터 룩’으로 부르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의원실에서도 올라온 글을 퍼나르는 등 팬 계정을 적극 활용한다. 추미애 의원실 관계자는 "추 대표는 여성대표라는 수식어를 좋아하지 않는데 잘생겼다는 이미지는 리더십으로 연결되다 보니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잘생긴 안희정의 모험'
최근 대권 도전을 선언한 안희정 충남도지사 역시 트위터에서는 인기 아이돌이다. 안 지사의 잘생긴 외모를 예찬하며 본격 '얼빠'를 자처하는 안 지사의 팬 계정 '안희정의 잘생긴 모험(@beautysteelroot)'을 들여다보면 여느 아이돌 팬 계정 못지않은 '덕력'이 느껴진다. 각종 행사장의 ‘직찍’(직접 촬영한 사진)을 인증하는 '프리뷰'나 공항패션 등 안 지사가 연예인인지 정치인인지 헷갈릴 정도다.
평소에도 공식 계정과 별도로 비서실 계정을 운영해오며 트위터를 도정활동에 적극 활용해 왔던 안 지사는 SNS에서 지지자들이 늘어나면서 대선 출마를 트위터로 생중계할 만큼 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 안 지사의 페이스북 팔로어는 9만3,353명으로 대선주자 중 유일하게 2주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와 실시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도 문재인을 대체할 '2순위 주자'로 안 지사를 거론한 응답률이 한달 새 5.5%에서 12.4%로 껑충 뛰었다.
정치'짤방'과 SNS
'정치짤방(@politician_jjal)'처럼 정치인의 사진에 재미있는 설명을 달아 관심을 끄는 정치 ‘짤방’도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 같으면 정치인에 대한 지나친 희화화가 금기의 영역이었지만 이제는 인기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부상한 것이다. 특히 정치에 무관심했던 젊은 세대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정치인들의 SNS 활동이나 정치인 짤방 등이 현실 세계의 정치 참여나 표심으로 얼마나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정치인의 캐릭터화는 친숙함을 높이고 시민들과 격차를 좁히는 효과를 가져오겠지만 정책이나 내용에 대한 관심으로 어떻게 이어나갈 지가 과제"라며 "정치를 예능으로 푸는 것에 대해 정치 희화화라는 우려도 생길 수 있지만 일단 관심을 갖고 지켜보게 만드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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