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안희정
당 도움 없이 재선 성공
폭넓은 지지층 확보로
차기 주자 경쟁서 유리
남경필·원희룡
소장파·비주류 이미지 탈피
중도층 공략 잠재력
당 외연 확대 주도 전망
6ㆍ4 지방선거에서 여야는 확실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차기 대권을 노리는 ‘잠룡’들을 배출했다는 점에서 나름 수확을 거뒀다. 이번 선거를 통해 야권에선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당선자가 차기 대선 주자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고, 여권에선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자가 답보 상태인‘포스트 박근혜’를 노릴 수 있는 입지를 다졌다. 정치권에선 이들이 상당한 중도 확장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3김 시대를 넘어선 정치적 세대교체 후보군이 형성됐다”는 기대도 나온다.
독자 브랜드로 홀로서기 성공한 야권 잠룡들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원순 당선자와 안희정 당선자의 경우 자신만의 독자적인 브랜드를 구축하며 재선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가다. 박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정치인 박원순’의 홀로서기를 증명했다. 지난 2011년 재보궐 선거 당시 안철수 공동대표로부터 시장 직을 ‘양보’ 받은 것과 다름 없었으나, 이번엔 안철수 후광 효과 없이 ‘소통하는 시장’ 등 그간 쌓아온 박원순 브랜드로 승리를 일궈냈기 때문이다. 특히 여야 통틀어 차기 대선주자 1위를 달리던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를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는 점에서 박 당선자의 주가가 더욱 치솟을 수 밖에 없다.
안 당선자 역시 당 도움을 한사코 거부하고 오로지 ‘안희정 간판’으로 브랜드 파워를 과시,충청권 대망론의 야권 대표주자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다. 특히 역대 대선에서 충청권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당내 차기 주자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야권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과 안희정 지사는 야권 지지층 말고도 무당파, 심지어 여당 지지자로부터도 표를 받을 수 있는 확장성을 가져 선명성을 강조하는 여타 주자들과 차별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진영 논리에서 탈피한 여권 차세대 리더들
새누리당의 남경필 당선자와 원희룡 당선자는 소장파ㆍ비주류 이미지를 벗고 당의 세대교체를 전면에서 이끌 차세대 주자로 발돋움 했다는 측면에서 기대해 볼 만하다. 남 당선자의 경우 박빙 승부 끝에 경기지사를 수성했다는 점에서 당내 목소리를 낼 여지가 커졌다. 특히 의원 시절 경제민주화 이슈를 주도적으로 이끌며 합리적 보수론자의 행보를 보인 것이 이번 선거에서 중도파 표심 공략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많아 향후 당의 외연을 확대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소장파로 분류됐던 원 당선자도 2012년 총선 불출마 이후 공백기를 딛고 정치권에 화려하게 부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사무국장은 “남경필 원희룡 당선자 모두 중도층을 공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어 차기 대권 주자 경쟁에서 나름의 영역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들이 당장은 중앙정치에서 특별히 목소리를 내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윤철 경희대 교수는 “이들의 일차적인 미션은 도정과 시정에서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다”며 “전략적으로 중앙정치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려 한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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