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에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한구 의원이 추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친박계는 공관위원장으로 대구에서 4선을 한 이 의원을 밀었으나, 김무성 대표는 이 의원이 전략공천 불가피론자라는 점 등을 들어 마뜩잖아 했다. 또 친박계가 이 의원을 민 것은 대구ㆍ경북(TK)의 현역 물갈이를 바라는 청와대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김 대표는 1일 강원 철원군 육군 제6사단 청성 전방관측소(OP)를 방문했다가 “공관위원장을 이 의원이 맡는 것으로 의견이 좁혀졌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고개를 끄덕이며 사실상 인정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고 (다시 최고위를 열어) 위원 구성 문제와 함께 확정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있었던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 의원에게 맡기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최고위원은 “김 대표가 사실상 수긍했다”며 “이 의원이 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관위는 과거의 공천심사위원회와 달리 ‘후보자격 심사’보다 ‘공정경선 관리’의 기능만 하지만, 공천 부적격자를 걸러내거나 여론조사 방식을 결정하는 등 여전히 후보 선출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비박계의 한 중진 의원은 “중요 국면에서 번번이 청와대에 자세를 낮춰온 김 대표가 또다시 굽힌 것”이라며 “친박계이자 청와대의 입김으로 공관위원장이 된 이한구 의원이 자기 의지대로 공천관리를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 측은 “공관위의 역할은 그야말로 ‘관리’에 국한돼 있다”며 “최종 의결 역시 최고위에서 하게 돼 있으므로 일각에서 예상하는 전횡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은기자 luna@hankookilbo.com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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