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 안할 땐 친노 반발 예상
비대위원 6명은 李 복당 긍정적

‘친노(노무현) 진영’의 좌장인 이해찬 무소속 의원이 19일 더불어민주당에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의원의 복당 문제는 총선 이후 친노계와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 간 첫 갈등사안이라 주목된다.
당내에선 김 대표가 이 의원의 복당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많다. 그럼에도 이 의원이 복당 절차를 강행한 것은 명예회복과 함께 당내 역학 관계 때문이다. 이 의원은 김 대표가 ‘정무적 판단’에 따라 자신을 공천배제(컷오프)하자 반발하며 탈당했다. 당선 후에는 “이른 시일 내에 복귀해 당 운영을 정상화시키고 정권교체를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를 겨냥해선 “ ‘정무적 판단’이라는 있을 수 없는 당의 오판 때문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김 대표로선 고민에 빠지게 됐다. 복당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친노ㆍ친문(문재인) 진영의 반발에 맞닥뜨릴 수 있다. 자신의 세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들이 조직적으로 저항할 경우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벌써 친노 진영의 한 인사는 “김 대표가 당선 가능성과 경쟁력을 기준으로 공천을 하겠다면서 (세종시에) 경쟁력 없는 후보를 냈고, 이 의원은 당선됐으니 (복당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신의 정무적 판단에 따라 컷오프한 이 의원을 받아들일 경우 김 대표는 리더십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된다. 친노ㆍ친문 진영에서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 의원의 등장은 김 대표 체제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이 의원이 복당하면 당내 최다선(7선) 의원이 돼 유력한 국회의장 후보가 된다.
김 대표가 임명한 2기 비대위원 8명 중 6명(이종걸 양승조 김영춘 김현미 이춘석 정성호)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체로 당의 화합을 위해 이 의원의 복당을 허용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진영 이개호 의원 등 2명은 입장 표명을 보류했다.
더민주는 조만간 조직본부장(이언주 의원) 주재로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열어 이 의원의 복당 신청서 처리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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