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사는 단독으로 쓰이지 않고 다른 어근이나 단어에 붙어 새로운 단어를 구성하는 말로서 접두사와 접미사가 있다. 예를 들어 ‘풋’이라는 접두사는 ‘사랑’과 ‘잠’이라는 명사 앞에 붙어 ‘미숙한’ ‘깊지 않은’의 뜻을 더해 ‘풋사랑’ ‘풋잠’과 같은 단어들을 파생시키고, ‘가마리’라는 접미사는 ‘놀림’과 ‘웃음’이라는 명사 뒤에 붙어 ‘그 말의 대상이 되는 사람’의 뜻을 더해 ‘놀림가마리’ ‘웃음가마리’와 같은 단어들을 파생시킨다.
이처럼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단어들에 접사를 붙이면 마치 나무에 접을 붙이는 것처럼 새로운 단어들이 계속 파생되기 때문에 접사를 많이 알고 있으면 어휘력을 키우는 데 매우 유용하다.
그럼 우리말의 접사는 모두 몇 개나 될까? 표준국어대사전에 옛말과 방언, 북한어로 등재된 접사를 제외하고 표준어로 등재되어 있는 접사의 개수는 총 541개이다. 이 중 접두사의 개수는 181개이고 접미사의 개수는 360개로, 접미사가 접두사보다 두 배 정도 많다.
우리말 접사 중에 가장 길이가 긴 것은 4음절의 ‘-스럼하다’이다. ‘-스럼하다’는 ‘빛깔이 옅거나 그 형상과 비슷하다’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서 ‘발그스름하다’, ‘둥그스름하다’ 등의 단어들을 파생시킨다.
흔히 접사를 관형사 및 의존 명사와 혼동하기 쉬운데, 관형사와 의존 명사는 다른 말과 띄어 쓰는데 비해 접사는 다른 말과 붙여 쓴다는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새 기술’에서 ‘새’는 관형사이므로 ‘기술’과 띄어 쓰지만 ‘신기술’에서 ‘신’은 접두사이므로 ‘기술’과 붙여 쓴다. 또한 ‘주최 측’에서 ‘측’은 의존 명사이므로 ‘주최’와 띄어 쓰지만 ‘나이순’에서 ‘순’은 접미사이므로 ‘나이’와 붙여 쓴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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