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에 불리한 기존 방식 손질, 평가지표도 절반 이하로 간소화
학생 충원율 등은 절대평가로… 교육부, 내년 2월 평가작업 착수
부실대학을 가려내 정부의 예산 지원을 제한하고, 정원을 줄이도록 하는 대학구조개혁 평가지표가 기존의 절반 이하로 줄어 간소화된다. 기존 평가가 지방대학에 불리하다는 지적에 따라 취업률 등은 지역격차를 고려해 권역별 대학끼리 묶어 평가하고, 전임교원확보율ㆍ장학금지원율ㆍ학생 충원율 등은 절대평가를 도입한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11일 대전 한밭대에서 ‘대학 구조개혁 평가방안 마련을 위한 2차 공청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평가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이 방안을 통해 2015학년도부터 2023학년도까지 3년 주기로 4년제 대학과 전문대를 평가해 정원 16만명을 감축할 계획이다.
4년제 대학의 경우 기존 38개였던 평가지표 수가 이번 방안에선 17개로 대폭 줄었다. 비슷한 성격의 지표가 통합되거나, 일부 지표는 아예 삭제됐다. 다만 이 가운데 ▦강의실 및 실험실습실의 적정 확보 ▦기숙사, 식당 등 지원시설 ▦ 학생들의 취ㆍ창업 지원 ▦구성원의 의견 수렴 시스템 확보 등 대학들의 투자가 필요하거나 학교 운영의 투명성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빠진 것은 논란이 되고 있다.
박거용 대학교육연구소장(상명대 교수)은 “학교운영의 투명성과 구성원 의견 수렴 시스템과 관련한 지표를 없앤 것은 대학의 민주적 운영을 중요하게 보지 않는다는 것으로 논란의 소지가 많다”며 “지원시설 중 기숙사는 학업에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지표에서 빠진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평가 방식도 일괄 평가에서 단계별 평가로 바꿨다. 1단계는 전국 4년제 대학을 ▦교육여건 ▦학사관리 ▦학생지원 ▦교육성과 4개 항목 11개 지표로 평가해 상ㆍ하위 그룹으로 나눈 뒤 하위 그룹은 2단계 추가 평가를 실시한다.
상위 그룹은 기준에 따라 A(최우수)ㆍB(우수)ㆍC(보통) 등급으로 구분하고, 하위집단은 중장기발전계획, 교육과정 운영, 특성화 계획 등 추가 평가를 거쳐 D(미흡)ㆍE(매우 미흡) 등급으로 분류한다.
대학들은 5개 등급으로 나뉘어 그에 따라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 A등급을 받은 대학은 자율 감축, B등급은 일부 감축, C등급은 평균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 D등급은 평균 이상, E등급은 정원을 대폭 감축해야 한다. 두 번 연속 E등급을 받으면 퇴출 대상이 된다.
전문대는 ▦교육여건 ▦학사관리 ▦교육과정 ▦학생지원 ▦교육성과 등 5개 항목 14개 지표로 각 지표별 획득 점수를 합산해 단계별 평가 없이 A~E등급을 결정한다.
정부는 또 전임교원확보율ㆍ교육비환원율ㆍ장학금지원율ㆍ충원율ㆍ취업률 등 정량지표 평가를 절대평가로 하되, 지역ㆍ대학별 격차를 고려하기로 했다. 대학 소재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나타나는 취업률은 권역별로 구분해 진행하고, 전임교원 확보율, 교육비 환원율 등은 국ㆍ공립대와 사립대를 구분해 평가한다. 이들 정량지표의 최근 3년 증가율이 대학 전체 평균보다 높으면 가산점 3%를 부여한다.
교육부는 공청회 이후 이달 말 평가방안을 각 대학에 안내한 뒤 내년 2월 평가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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