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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 앞둔 부폰의 멈추지 않는 빅이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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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 앞둔 부폰의 멈추지 않는 빅이어 도전

입력
2017.05.1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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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벤투스의 잔루이지 부폰이 10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AS모나코와의 유럽축구연맹(UFE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토리노=AP연합뉴스
유벤투스의 잔루이지 부폰이 10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AS모나코와의 유럽축구연맹(UFE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토리노=AP연합뉴스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이 끝난 후 데뷔 22년차 ‘전설’ 잔루이지 부폰(39ㆍ유벤투스)은 19세 킬리앙 음바페(AS모나코)에게 다가가 유니폼 교환을 요청했다. 프로 2년 차 음바페를 보고 자신이 프로무대에 처음 발을 내디뎠을 때의 서러움이 생각나서였다. 90분 내내 자신이 지키는 골문을 위협한 스무 살 아래 후배의 머리를 쓰다듬는 베테랑의 모습은 세리에A의 역사적 장면으로 남았다. 부폰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 아무도 나와 유니폼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음바페가 태어난 1998년, 부폰은 이미 프랑스월드컵에서 이탈리아 대표 수문장으로 활약하고 있었다. 음바페는 10일 2차전에서 기어이 득점을 성공시켜, 690분간 이어진 부폰의 무실점 기록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승자의 관록은 경기 후에도 이어졌다. 부폰은 2차전 종료 후에도 음바페에게 다가가 머리에 입을 맞추는 것을 잊지 않았다.

유벤투스는 10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2016~17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AS모나코에게 2-1로 승리해 1,2차전 합계 4-1로 완승을 거둬, 2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음바페에게 골을 허용하기 전까지 6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한 부폰의 기여가 결정적이었다. 특히 8강전에서 부폰은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FC바로셀로나를 상대로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는 ‘클린시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벤투스의 잔루이지 부폰(왼쪽)이 ‘20년 후배’ AS모나코의 킬리앙 음바페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중계화면 캡처
유벤투스의 잔루이지 부폰(왼쪽)이 ‘20년 후배’ AS모나코의 킬리앙 음바페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중계화면 캡처

부폰은 이탈리아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열 일곱 살이던 1995년 AC파르마에 입단해 세리에A에 데뷔한 그는 ‘세계 최강’ AC밀란과의 데뷔전에서 선방쇼를 펼치며 데뷔와 동시에 스타로 떠올랐다. 2001년 유벤투스로 이적한 부폰은 2003년 골키퍼로는 처음으로 UEFA 클럽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우승으로 이끌며 야신상을 거머쥐었다. 그 해 골키퍼로는 드물게 발롱도르에서 최종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빅이어(챔피언스리그 트로피)는 부폰의 못다 이룬 꿈이다. 챔피언스리그 준우승만 두 차례다. 2002~03시즌에는 AC밀란에 승부차기 끝에 우승컵을 내줬다. 2014~15시즌에는 FC바르셀로나에게 1-3으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려야 했다. 부폰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향해 달리다 보니, (많은 나이에도) 현재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불혹을 1년 앞둔, 어느새 데뷔 22년 차 노장이지만 기량은 여전하다. 올시즌 발롱도르까지 넘보고 있다. 세리에A 우승에 승점 단 1점만을 남겨놓고 있는 유벤투스는 코파 이탈리아컵 결승에도 올라 있다. 여기에 챔피언스리그까지 우승을 할 경우 트레블(3관왕)을 달성해 부폰의 발롱도르 수상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정작 부폰은 “내 목표는 발롱도르를 받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나의 은퇴를 아쉬워하게 하는 것”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고 1,000경기 이상을 뛴 부폰은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을 끝으로 현역 은퇴가 유력하다.

“꿈은 꾸라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꿈을 안고 살아야 한다”고 말한 부폰은 자신의 세 번째 챔피언스리그 도전을 기꺼이 ‘꿈’이라고 표현했다. 부폰의 꿈의 무대는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승자와 6월 4일 새벽 웨일스 카디프시티 내셔널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오수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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