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프로그램인 ‘한수진의 SBS 전망대’가 독립유공자 후손과 관련된 방송을 하며 본보가 3개월 넘는 노력을 기울여 보도한 내용을 한 시민단체의 조사처럼 방송한 오류를 3개월째 바로잡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수진의 SBS 전망대는 지난 8월 13일 오전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가난 대물림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내 보냈다. 이 방송에서 패널로 출연한 한 시민단체 관계자 A씨는 “독립유공자 후손 1,100여명을 저희가 조사해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후 10여분 진행된 내용은 본보의 8월 12일자 기사인 ‘독립운동 하면 3대가 망한다 현실로’를 그대로 옮긴 것이었다. 본보는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열악한 생활상을 알리기 위해 지난 6월부터 3개월 동안 독립운동가와 후손들 모임인 광복회 회원 6,831명 전원에게 우편으로 설문지를 보내고, ‘회신을 바란다’는 수백 통의 전화를 걸었다.
A씨는 이 방송에 대해 “당시 사회자가 먼저 ‘이런 조사를 하셨죠’라고 질문해, 순간적으로 ‘우리 조사’라고 말했다”며 “해당 내용은 전적으로 한국일보의 노력의 결과다. 사려 깊지 못한 발언으로 누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본보는 이 방송을 내보낸 SBS 측에 공식적으로 경위 파악과 함께 내용 정정 등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SBS는 네이버 등 포털과 라디오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던 방송 원문만 내렸을 뿐, 3개월이 되도록 ‘다시 듣기 서비스’를 계속 제공했다. 조사의 출처와 관련된 사실 관계도 바로 잡지 않았다.
이에 대해 SBS 관계자는 “당시 방송이 나간 경위를 설명해 상황이 마무리 된 것으로 생각했다”며 “다시 듣기 서비스는 내렸으며, 정정 방송과 관련한 내용을 다시 논의해 보겠다”고 해명했다. 본보는 그러나 당시 SBS의 경위 설명에 대해선 이해하지만 그에 따른 책임 있는 조치는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본보는 8월 12일 ‘독립운동 하면 3대가 망한다 현실로’기사부터 3일에 걸친 광복절 기획인 '광복 70년, 독립운동家 70년' 기획으로 제300회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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