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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김정은 면담' 여부가 남북해빙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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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김정은 면담' 여부가 남북해빙 시험대

입력
2015.08.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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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직접 친서 보내 초청

백화원 초대소 방문 가능성

정부 "개인 차원 일정" 불구

남북 지도자 의중 메신저역 기대

"면담 불발 배제 못해" 회의론도

광복 70주년을 목전에 두고 방북 길에 오르는 이희호 여사의 여정이 꽉 막혀 있는 남북관계의 숨통을 틔어주는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이번 방북의 하이라이트는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과의 별도 면담 여부로 현재로서는 성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될 경우 남북한 간 신뢰를 구축하는 출발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 김정은 면담 관건, 남북 메신저 역할론

이희호 여사의 방북 성패는 김정은을 만나느냐에 달려 있다. 북한은 아직 공식적인 확답을 내놓지 않은 상태지만, 일단 김정은이 이 여사에게 친서를 보내 초청한 만큼 예우를 갖춰 자리를 마련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대북 전문가들은 이런 사정을 감안할 때 이 여사가 방북 기간 머물게 되는 백화원 초대소에 김정은이 방문하는 식으로 예우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백화원 초대소는 북한을 방문하는 국빈급 외국 정상들이 이용하던 일종의 영빈관 개념으로, 남북정상회담 차 방북했던 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머물렀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4일 “아버지 김정일과 연결됐던 상징적 인물이 온 만큼 김정은은 충분한 예우를 다해 정상적인 지도자의 이미지를 대내외에 보여주는 효과도 감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되면 김정은 집권 이후 남측 주요 인사와의 첫 번째 공식 회동이 된다. 앞서 김정은은 2011년 김정일 국방위 위원장의 조문단 일행으로 평양을 찾은 이 여사와 조우한 적은 있지만, 상주 자격으로 짧게 사의를 표했을 뿐 깊은 얘기가 오가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남북관계에서 상징성을 지닌 이 여사가 남북 최고 지도자의 의중을 서로 전달하는 메신저로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물론 정부는 이 여사의 이번 방북을 개인 차원의 일정이라며 특사 역할에는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박근혜 대통령이 방북 관련 동의를 표했고, 전날엔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우리의 대북정책 기조를 설명했다는 점에서 이 여사가 우리 정부의 간접 소통 창구 역할을 부여 받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모든 의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에 대해 똑같은 얘기라도 이 여사가 전달하면 북측에서도 받아들이는 무게감이 다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일부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선 김정은과의 면담이 불발될 가능성을 점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정부 차원의 특별한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이 적극적으로 먼저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점에서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 여사를 만난다고 한들 우리 정부로부터 기조 변화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 우리 국민 억류자 석방 문제 실마리도 풀리나

방북 기간 이 여사는 보육원에 물품 지원 등 인도적 성격의 행보를 이어간다는 점에서 북한에 억류돼 있는 우리 국민 4명의 석방 문제도 거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통상 북한에 억류된 외국인의 경우 전직 대통령 등의 고위급 인사 방북을 통한 정치적 해법으로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갔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높인다. 다만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억류자 문제는 우리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메시지가 없는 한 개인 자격으로 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선언적 의미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확인하는 수준 정도가 오가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한편 ‘북진멸공자유인민해방군’이라고 자칭하는 단체가 이날 오후 이 여사가 탑승할 전세기를 폭파시키겠다는 경고 문건과 함께 테러 위협을 가해 논란이 됐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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