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가 암으로 사망 ‘최다’
자살률 감소 불구 OECD 1위
사망률 최고 증가는 ‘폐렴’
치매로 인한 사망자가 지난 10년 간 2배로 늘었다. 고령화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체적으로는 자살률이 감소 추세인데도 유독 10대 자살률이 급등하고 있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22일 통계청의 ‘2016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자 수는 2015년보다 4,932명(1.8%) 늘어난 28만82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98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사망 원인 1위는 암이었다. 전체 사망자의 27.8%(7만8,194명)가 암으로 목숨을 잃었다. 암의 사망률(10만 명당 사망자수)은 153.0명을 기록했다. 심장질환(58.2명) 뇌혈관 질환(45.8명) 폐렴(32.2명) 자살(25.6명) 당뇨병(19.2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암 중에서는 폐암(35.1명) 간암(21.5명) 대장암(16.5명) 위암(16.2명) 췌장암(11.0명)의 순으로 사망률이 높았다.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대장암이 위암을 앞지른 것도 눈길을 끌었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대장암뿐 아니라 췌장암도 늘고 있는 추세”라며 “서구화한 식습관이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치매를 앓다 숨지는 사람도 늘고 있다. 지난해 치매로 사망한 이는 9,164명으로, 2006년(4,280명)과 비교할 때 114.1%나 늘었다. 사망률은 17.9명으로 아직 암이나 심장질환 등에 비해 높은 편은 아니지만 꾸준한 증가 추세다. 이 과장은 “치매 자체가 직접 사망을 유발하진 않지만 치매로 인해 뇌 기능이 손상되고 일상 생활이 어려워져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경우 ‘치매 사망’으로 집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치매 사망 통계를 공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 정부는 치매안심센터 설치, 치매 의료비 90% 건강보험 적용 등을 골자로 한 ‘치매국가 책임제’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1만3,092명으로 전년보다 421명(3.1%) 줄었다. 자살로 인한 사망률도 25.6명으로, 2011년(31.7명) 이후 5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한국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압도적 1위다. OECD 국가들의 평균 자살률은 12.0명으로,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이다.
연령대별로는 70대 자살률이 전년보다 13.5% 줄었고, 60대(-6.1%)와 80대 이상(-6.6%)도 감소했다. 하지만 입시 지옥과 사상 초유의 청년실업 등의 여파에 10대와 20대 자살률은 각각 16.5%, 0.1%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기초노령연금 도입ㆍ확대 등 노인 복지가 확대되며 노년층의 자살률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년 간 사망률이 가장 많이 증가한 유형은 폐렴(2006년 9.3명→2016년 32.2명)이었다. 사망원인 순위가 지난 2006년 10위에서 지난해는 4위까지 올라섰다.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으로 폐에 염증이 생기는 질병으로, 면역력이 약한 65세 이상 노인들이 걸리기 쉽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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