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희 군수 “15년 전부터 사과대학 운영… 이젠 통일사과로 세계시장 노크”
사과의 고장 청송군이 ‘통일사과’로 세계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북한에 청송사과원을 조성해 청송의 자본과 재배기술에다 북한의 노동력으로 명품사과를 생산한다는 복안이다.
윤경희(59ㆍ사진) 청송군수는 “남북농업교류와 메이저스포츠 홍보 등으로 청송 사과가 전국을 넘어 전 세계로 뻗어나가도록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청송 사과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을 수상했다.
청송군은 전체 가구의 28%가 지난해 3,339㏊에서 6만2,606톤(전국 54만5,000톤ㆍ11.3%)의 사과를 생산, 1,300억원이 넘는 조수입을 올릴 정도로 사과로 유명한 곳이다. 사과의 지역 농업 비중은 70%가 넘는다. 높은 일교차와 일조량 등이 품질 좋은 사과 생산의 원천이다.
명품사과가 나오기까지는 청송군의 남다른 사과산업 육성책이 일조했다. 2004년 설립한 사과대학이 대표적이다. 국내 최초의 사과대학으로, 청송사과를 지역특산물로 브랜드화하고 사과재배 전문경영인 양성의 산실로 자리잡았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전문지식과 현장학습, 실습 등을 연 25회, 102시간의 무료교육을 실시한다. 지금까지 1,856명이 사과대학을 졸업해 일선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청송군은 이제 통일사과와 청송사과축제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나섰다. 윤 군수는 “100년에 가까운 청송사과 기술력을 북한으로 이전, 청송사과원을 조성하고 싶다”고 밝혔다. 군은 지난해 8월 농업교류협력TF팀을 신설해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 제정과 청송군 남북교류협력위원회 구성 등 남북교류 준비를 하고 있다. 남북교류가 본격화하면 즉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공직자를 대상으로 한 통일대비 역량교육도 시작했다. 윤 군수는 “자체적으로 준비 중인 계획과 별도로 통일부 등 관계부처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차질 없이 진행되면 청송 사과는 ‘통일사과’ ‘평화사과’ 등 애칭도 얻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15년 역사의 청송사과축제에도 변화의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그 동안 주로 사과테마파크 오토캠핑장에서 해오던 것을 지난해부터 청송읍내 쪽으로 옮겼다. 군에 따르면 지난해 이곳을 방문한 관광객은 청송군 전체 인구(2만5,600여명)의 8배 가까운 20만여명이나 된다. 경제유발효과도 250억으로 잠정 집계했다. 윤 군수는 “주민이 주도하는 축제로 열기 위해 장소를 옮겼고,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축제로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청송 사과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홍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서울 서초구 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 지역 농협과 함께 청송 사과 홍보ㆍ판촉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선 달콤하고 과즙이 풍부해 황금사과로 불리는 ‘시나노 골드’ 품종을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가 열리는 잠실야구장 등을 찾아 2만6,000여개의 청송사과를 나눠주었다. 관객들은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등 청송 사과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라 청송GAP사업단과 농촌지도자청송군연합회 등 농민단체도 자발적으로 부산과 포항 등지에서 청송 사과 판촉 이벤트를 여는 등 홍보에 전력투구 중이다.
윤경희 군수는 “청송이 사과, 사과가 곧 청송”이라며 “세일즈 군수로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파격적인 홍보 전략으로 전 국민에게 청송 사과를 각인시켜 농가소득에 기여하는 군정을 펼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류수현기자 suhyeonry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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