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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7 '소비자 대량이탈'은 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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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7 '소비자 대량이탈'은 피할 듯

입력
2016.09.0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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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판정 나도 원하면 바꿔줘

“통큰 리콜에 불안 사라져” 반응

한 달이나 지나 리콜 결정했던

애플 ‘안테나 게이트’와 대조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직원이 서울 종로 센터에서 고객의 ‘갤럭시노트7’ 전류량을 확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일 배터리 자체 결함을 인정하며 ‘갤럭시노트7’ 전량 리콜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주말에도 서비스센터를 통해 갤럭시노트7 양품 여부를 점검해 줬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직원이 서울 종로 센터에서 고객의 ‘갤럭시노트7’ 전류량을 확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일 배터리 자체 결함을 인정하며 ‘갤럭시노트7’ 전량 리콜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주말에도 서비스센터를 통해 갤럭시노트7 양품 여부를 점검해 줬다. 연합뉴스

“제 ‘갤럭시노트7’은 정상인데도 바꿔준다고요?”“계속 써도 아무 이상 없는 거죠?”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을 손에 쥔 소비자들은 휴일인 4일에도 문을 연 서울 종로 삼성서비스센터를 찾아 저마다 궁금한 질문들을 쏟아냈다.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는 통상 토요일은 오전 9시~오후 1시 운영하고 일요일에는 문을 닫는다. 그러나 지난 주말에는 평일처럼 오전 9시~오후 6시 운영됐다. 지난 2일 결정된 갤럭시노트7 ‘전량 리콜’(무상 교체)에 대한 고객 문의에 응대하고 정상 여부를 점검해 주기 위해서다.

이날 오후 1시까지 40여명이 갤럭시노트7 점검을 위해 종로 센터를 찾았다. 지난 3일에는 총 51명이 점검을 받고 돌아갔다. 점검은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시험 프로그램을 통해 전류량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배터리 전류가 4,500밀리암페어(mAh) 이상이면 ‘불량’으로 판정돼 즉시 회수되고 고객에게는 ‘갤럭시노트5’ ‘갤럭시S6’ ‘갤럭시S7’ 등 대체 휴대폰이 지급된다. 4500mAh 미만이면 측정 모니터 화면에 패스(PASSㆍ통과) 표시가 뜨지만 고객이 원할 경우 대체폰을 받아갈 수 있다. 아직 이곳 종로 센터에서 불량 판정은 나오지 않았다. 송모(31) 종로 센터 기사는 “지금까지 가장 높은 수치는 3,700mAh 정도”라며 “정상이라도 불안하다면서 대체폰을 받아간 경우가 있지만 극히 드물고 대부분 고객은 점검 차원에서 방문한 뒤 안심하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19일부터는 갤럭시노트7을 신제품으로 교환해 준다. 교환 가능 기간은 내년 3월까지다. 250여만대에 달하는 리콜 물량에 들어가는 비용이 최소 1조5,000억원으로 추정되는데다 교체 물량을 적정 수준까지 소진하기 전까진 판매가 중단되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이번 사태로 천문학적 손해를 보게 됐다. 더구나 애플의 ‘아이폰7’(가칭) 공개(7일)를 코 앞에 둔 시점이라 시장 선점 전략이 주춤하게 된 것도 타격이 크다.

그러나 당장의 손해보다 신뢰 회복을 중시하는 태도는 소비자들 사이에 오히려 호감을 사고 있다. 주말 내내 서비스센터를 다녀간 소비자 수가 많지 않고 대체폰을 받아간 경우도 극소수란 점을 감안하면 개통을 취소하고 다른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소비자 대량 이탈 사태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센터를 방문해 3,600mAh로 정상 판정을 받은 정모(33ㆍ여)씨는 “사장이 직접 사과하고 불량이 아니더라도 신제품으로 교환해주겠다고 하니 오히려 불안감이 사라지고 믿음이 갔다”고 말했다. 홍창의(56)씨는 “직원이 정상 판정에도 새 제품으로 교환해 갈 수 있다고 권했지만 굳이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빠른 공식 사과와 전량 신제품 교환이라는 ‘통 큰 결정’이 선도기업으로서의 면모를 더욱 부각시켰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는 과거 애플의 초기 대응 방식과도 대조된다. 애플은 2010년 6월 전파를 수신하는 안테나를 본체 측면에 배치한 ‘아이폰4’를 내놨지만 통화를 위해 손으로 감싸면 수신 품질이 크게 떨어지는 이른바 ‘안테나 게이트’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당시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는 테두리를 감싸는 휴대폰 케이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원하는 경우 환불해주겠다고 밝혔지만 문제가 발생한 지 이미 한 달이 지난 뒤였다. “아이폰도, 다른 스마트폰도 완벽하지 않다”는 그의 해명은 자기방어를 위한 ‘물타기’라는 조롱을 피하지 못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첫 폭발 주장(8월 24일) 9일 만에 사고 원인과 보상 방식을 알렸다”며 “정보가 없는 기간이 오래가게 되면 소비자가 구매를 미뤄 잠재 고객까지 잃을 수 있는데 이번 대응으로 삼성전자는 장기적으로 더 많은 소비자를 얻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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