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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사죄 받아 준다고 했는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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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사죄 받아 준다고 했는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탄식

입력
2018.01.09 19:5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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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고 분해” 협상 무효화 촉구

9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집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발표하는 한일 위안부 합의 처리 방향 내용을 시청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옥선, 이옥선, 박옥선 할머니 (경기광주=연합뉴스)
9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집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발표하는 한일 위안부 합의 처리 방향 내용을 시청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옥선, 이옥선, 박옥선 할머니 (경기광주=연합뉴스)

“제대로 협상하지 않고는 안 됩니다. 대통령이 사죄 받아 준다고 했는데, 우야면 좋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9일 “재협상은 없다”는 내용의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처리 방향을 발표하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쉼터인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에서는 긴 탄식이 터져 나왔다.

TV로 강 장관을 지켜보던 피해 할머니들은 “억울하고 분하다”라며 현 정부에 대한 배신감마저 내비쳤다. 이옥선(91) 할머니는 “당사자도 모르게 한 위안부 합의는 완전히 잘못됐다”고 무효화를 재차 촉구했다. 다른 이옥선(88) 할머니도 “사는 동안 사죄만 받게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할머니는 “(일본은) 철모르던 사람 끌어가 총질, 칼질, 매질해놓고 이제 와서 안 그랬다고 한다. 죽기 전에 사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무효로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안 된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안산권 나눔의 집 소장은 “피해자 중심이 아니어서 내용과 절차가 다 잘못됐다고 하면서도 이를 바로잡지 않겠다는 건 기만 행위”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한일 정부 간 ‘12ㆍ28 위안부 합의’에 대해 잘못이 있다면 재협상하겠다고 할머니들과 약속해놓고도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안 소장은 이번 정부 발표에 대한 할머니들 의견을 모아 12일쯤 청와대 등에 전달하기로 했다.

앞서 강 장관은 7일 나눔의 집을 방문, 할머니들을 미리 면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만남에서 강 장관은 ‘합의 폐기 및 무효화를 주장하는 할머니들의 의견을 알고 있지만 외교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고 안 소장은 전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관련 단체들은 이날 정부 발표에 대해 조건부 환영 의사를 밝혔다. ’2015 한일 합의는 일본군 성노예 문제의 해결이 아님’을 정부 공식 입장으로 선언한 것과 늦게나마 피해자 중심 문제 해결을 원칙으로 세운 걸 이들은 우선 환영했다. 여기에 ▦화해치유재단의 즉각적인 해산 ▦일본 정부를 향한 범죄 사실 인정 및 공식 사죄와 배상을 통한 법적 책임 이행 요구 등을 주문했다.

유명식 기자 gija@hankookilbo.com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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