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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훈 기자

등록 : 2018.02.06 18:37
수정 : 2018.02.06 22:25

‘사실상 삼성 총수’ 이재용 부회장 앞에 산적한 숙제들

그룹 컨트롤타워 중요성 다시 부각... 이 부회장 역할에 주목

등록 : 2018.02.06 18:37
수정 : 2018.02.06 22:25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류효진 기자 jsknight@hankookilbo.com

1년 만에 ‘기업인’으로 돌아온 이재용 부회장의 공식 직함은 삼성전자 사내이사다. 스스로 “삼성전자에서만 근무한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그를 이건희 회장의 뒤를 이을 삼성그룹의 총수로 바라보는 건 변함이 없다.

삼성 주요 계열사들이 지분으로 묶여있으며, 삼성전자 사업 이외에도 이 부회장이 풀어야 할 계열사 현안이 쌓여있다. 하나하나가 시급하고 민감한 문제들이라 그룹을 큰 틀에서 조율할 컨트롤타워의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이재용 부회장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그룹이 당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가 소유ㆍ지배구조 개선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5일 지적했듯이 이 부회장이 항소심 재판을 받는 동안 삼성의 소유ㆍ지배구조 개선 작업은 멈춰 있었다.

‘순환출자 가이드라인’을 변경해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2.11%(404만2,758주)를 처분하라는 공정위 명령이 올해 안에 내려질 예정이다.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으로 강화된 순환출자 고리를 끊으려는 조치다. 지난해 12월 가이드라인 변경이 이 부회장의 1심 판결(징역 5년)에 근거한 측면도 있지만 공정위는 예고한 대로 관련 예규 제정을 추진 중이다. 삼성SDI가 지분을 매각하면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기존 7개에서 4개로 줄어든다. 순환출자로 그룹을 지배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삼성 입장에서는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사안이다.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 분리)를 위해 여당 의원들이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은 삼성전자 지배구조를 뒤흔들 수 있어 폭발력이 더욱 크다. 보험사가 계열사 주식을 시장가격 기준 3%까지만 갖도록 하는 게 주 내용이다. 삼성전자 지분 7.21%를 보유한 삼성생명만 여기에 해당한다. 삼성전자의 총수 일가 우호지분이 20% 정도인 상황에서 삼성생명 지분이 빠지면 기업 지배력은 더 약해진다. 이 같은 법안은 18ㆍ19대 국회에서 무산돼 이번에도 지켜봐야 하지만, 국민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삼성 입장에서는 높아지는 금산분리 요구를 외면하기 쉽지 않다.

삼성전자가 최대주주인 삼성중공업 구조조정 마무리, 시장에서 끊이지 않는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이슈도 그룹 차원 현안이다.

이 같은 그룹 이슈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컨트롤타워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을 비롯해 정부에서 컨트롤 타워 필요성을 요청하기도 한다. 지난해 2월 말 그룹 컨트롤타워 미래전략실 해체 뒤 삼성전자는 전자계열사를 총괄할 소규모 사업지원TF팀을 만들었고 최근 삼성물산도 비슷한 성격의 팀을 꾸렸지만, 계열사 전체 조율 기능은 멈춘 상태다.

한편 삼성전자는 7일 이 부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사내이사 3명이 참여하는 경영위원회를 열어 평택 2라인 투자 안건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 집행유예 선고 뒤 첫 투자 결정이다. 지난해 7월 가동을 시작한 1라인의 경우 2021년까지 총 30조원이 투입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 수립한 계획에 따라 건물부터 올리는 것이고 생산제품이나 설비 등은 결정된 게 없다”며 이 부회장과의 연관성에는 선을 그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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