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재
논설위원

등록 : 2018.05.17 19:00
수정 : 2018.05.18 14:10

[지평선] 안철수-김문수의 ‘2위 싸움’

등록 : 2018.05.17 19:00
수정 : 2018.05.18 14:10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가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해 야권 단일화 여부가 이슈로 떠올랐다. 김 후보는 17일 “(안 후보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정치적 소신과 신념이 확실하다면 동지로 생각하고 같이하겠다”고 밝혔다. 그 동안 단일화 여부 질문에 “박원순 시장과 안 후보가 단일화하라”며 역공을 가했던 것과는 딴판이다. 최근 지지율 변화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16일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김 후보 지지율은 16%로 안 후보(13.3%)를 앞섰다. “2등도 자신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했던 분위기가 바뀌는 기류가 나타나자 연대 이야기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 김 후보 발언에 안 후보는 “무슨 이야기를 왜 했는지 살펴보고 있다”며 “박 시장이 다시 당선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줄곧 “단일화 없이 끝까지 간다”고 자르던 것과는 온도차가 있다. 그러면서도 “박원순 대 김문수로 되면 백이면 백 아니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야권의 대표선수로 보수와 중도층에게 ‘전략적 선택’을 받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표면적인 야권 단일화 대신 김 후보와 주도권 경쟁을 통해 사실상 단일화 효과를 냄으로써 박 후보와 일대일 구도를 만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이런 구상의 전제는 지지율이 김 후보에 앞섰을 때다.

▦ 안 후보의 존재감은 지난해 대선 때보다 낮아졌다. ‘드루킹 사건’이 터지자 안 후보는 자신이 최대 피해자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사건 연관성을 거듭 주장했다. 문 대통령과 각을 세워 보수 표심을 끌어 모으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지지율이 오르기는커녕 드루킹 논란에 집중하느라 ‘안철수 대 박원순’은 사라지고 지난 대선 때의 안철수 이미지만 남았다. 안 후보에게 최악의 상황은 김 후보에 뒤져 3위가 되는 경우다. 그럴 경우 차기 대선 출마는 물론 정치생명조차 위기에 처하게 된다. 지난 대선에서 홍준표 후보에게 막판 추격을 허용해 3위에 그치며 한동안 정계를 떠났던 악몽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보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3등으로 밀려나는 당은 야권발 정계 개편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있다. 양당 내부에서 단일화설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다. ‘안철수ㆍ김문수 단일화’가 1위가 아닌 ‘2위 싸움’이라는 게 선거지형의 변화를 실감케 한다.

이충재 수석논설위원 cj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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