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가능 인구 내년부터 감소
15년 연속 초저출산
지난해에도 초(超) 저출산 기조가 어김없이 이어지며 우리나라의 자연증가 인구(출생아 수-사망자 수)가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한국의 인구는 12년 안에 자연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이미 올해 정점을 찍는다.
24일 통계청의 ‘2015년 출생ㆍ사망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3만8,700명이 새로 태어나고 27만5,700명이 사망해 16만3,000명의 인구가 자연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보다 4,700명 줄어든 규모로, 1970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인구 자연증가분은 1995년만 해도 한 해 47만2,000명에 달했으나, 2005년 19만1,000명 수준으로 줄었다. 황금돼지해로 불렸던 2007년에는 출생아가 갑자기 늘어 자연증가분이 24만8,300명까지 반등했지만, 그 이후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출산율 하락세도 계속됐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은 1.24명으로 2014년(1.21명)보다 소폭 증가했으나,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초저출산 기준인 1.30명에는 못 미친다. 2001년 처음 초저출산 국가로 분류된 이후 단 한 번도 이 기준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은 초저출산 기조가 계속되면서 올해 생산가능인구가 3,703만9,000명을 기록한 뒤 내년부터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출생자와 사망자가 같아져 자연증가가 제로(0)가 되는 시점은 2028년으로 예상된다”며 “2030년부터는 해외 유입 인구를 고려하더라도 총인구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혼 연령이 점점 늦춰지면서 지난해 출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32.2세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출산모 중 35세 이상 산모의 비율도 23.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출생성비(여아 100명당 남아 수)는 105.3명으로 정상 성비 수준을 유지했다. 정상 성비는 103~107에 해당하는데 105가 가장 이상적인 성비다. 첫째 아이 성비(105.9)가 셋째 이후(105.5)보다 낮았던 것은 통계 작성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남자아이를 얻기 위해 굳이 셋째를 낳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는 의미로, 남아선호 현상이 성비 수치상으로도 완벽하게 사라진 것으로 평가된다.
세종=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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