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공군, 반군 폭격 과정서 3발 국경 넘어 중국인 5명 사망
미얀마 공군 전투기가 북부 코캉 지역 반군을 폭격하는 과정에서 폭탄 3발이 국경을 넘어 중국 윈난(雲南)성 린창(臨蒼)시 겅마(耿馬)현 멍딩(孟定)진의 한 마을에 떨어졌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로 인해 중국인 5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판찬룽(范長龍)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은 14일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국방군 총사령관과 긴급통화에서 “관련자를 처벌하는 한편 사망자 가족에게 사과하고 배상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중국군은 과단성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얀마는 이에 대해 “가능한 한 빨리 중국군과 합동 조사를 벌이고, 관련자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답했다고 중국 매체들이 전했다.
코캉지역에선 미얀마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한 달 넘게 계속되고 있다. 이미 수백명이 숨지고 수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미얀마는 반군이 중국인 용병을 쓰고 있고 일부 중국인이 이들을 숨겨주는 등 간접 지원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면적 2,060㎢의 코캉 지역 인구 14만명 중 80%가 중국계이다. 이들은 만주족의 청나라에 반대, 이곳까지 온 명나라 유민의 후손이다. 청나라 때는 중국에 속했으나 1897년 영국에 빼앗긴 후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후 미얀마 영토가 됐다. 이 지역 반군이 그 동안 코캉 독립과 중국과의 통합을 주장한 것은 이런 역사적 배경이 있다. 이번 교전도 2009년 이곳에서 쫓겨난 반군이 이 지역 수복을 시도하며 벌어졌다. 반군은 이 전투가 ‘중화민족을 위한 전투’라고 주장하며 중국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미얀마는 이 지역의 불법 벌목에도 중국인이 개입돼 있다고 보고 있다. 여러 차례 중국인을 체포, 그렇지 않아도 양국간 긴장이 이어졌다. 일각에선 코캉 지역이 제2의 크림반도 사태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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