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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24시] 첨단으로 달리는 中 고속철

입력
2018.01.14 13:5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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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중국의 지능형 고속철 내부 모습. 웨이보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중국의 지능형 고속철 내부 모습. 웨이보

중국은 2008년 베이징(北京)올림픽 무렵에야 고속철 운행을 시작했던 후발주자였다. 초기 기술은 일본 신칸센과 독일 ICE, 프랑스 TGV 등으로부터 이전 받았다. 하지만 불과 10년도 안돼 시속 350㎞ 상용화 등 중국의 고속철은 자타 공인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

중국은 베이징을 중심으로 대륙 전체를 촘촘한 고속철도망으로 연결해가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총 12만7,000㎞의 철도 구간 중 2만5,000㎞가 고속철 구간이다. 이는 전 세계 고속철 노선의 약 66%에 달한다. 중국철도총공사(CRC)는 지난 3일 2020년까지 고속철 총연장을 3만㎞로 늘려 인구 100만명 이상 도시의 80%를 연결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올해 개통할 4,000㎞ 구간의 87.5%에 해당하는 3,500㎞가 고속철 구간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투입된 예산만도 7,320억위안(약 120조114억원)에 달한다. 2025년이면 중국의 고속철 구간은 3만8,000㎞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중국이 고속철에 집중 투자하는 또 다른 이유는 최첨단 기술의 다양한 융합이다. 모바일과 인터넷의 보급 확대로 지난해 말 현재 온라인 티켓 예약 비중이 이미 80%를 넘어섰고, 웨이신(微信)이나 즈푸바오(支付寶)를 이용한 모바일 결제 비중은 무려 93%에 달한다. 셀프 검표는 물론이고 장거리 이용객이 온라인으로 식사를 주문해 놓으면 자기 좌석에서 음식을 전달받을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의 적용ㆍ활용 범위도 부쩍 넓어지고 있다. CRC는 현재 베이징서역과 광저우(廣州)남역, 란저우(蘭州)역 등에서 시범 실시중인 안면인식 출입시스템을 2025년까지 전국의 모든 고속철 역사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여행객들은 신분증과 블루 마그네틱 티켓을 검색대에 올려두고 카메라만 한 번 쳐다보고 나면 곧바로 고속철을 이용할 수 있다. 일각에서 ‘빅 브라더’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지만 시범실시 과정에서 이용객들의 승ㆍ하차 소요 시간이 20%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철 차량이 스스로 운행과 유지ㆍ보수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기능도 강화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과 센서 네트워크 기술을 접목시켜, 고속철이 운행 중에 셀프 진단을 한 디지털 정보를 통제실에 전송하면 전문가들이 이를 분석해 위험요소를 미리 차단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적정 수송물량을 결정하거나 춘제(春節: 중국 설) 연휴 등 승객이 집중되는 시기의 배차 간격 등을 조정한다. 2011년 7월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에서 고속철 추돌 사고로 3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뒤 범 정부 차원에서 안전 대책에 몰두한 결과 중 하나다.

이 같은 첨단기술 활용 과정에는 정보기술(IT) 공룡으로 꼽히는 BAT(바이두ㆍ알리바바ㆍ톈센트)를 비롯해 최첨단 기술 보유 기업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의 핵심기반이기도 한 고속철 굴기(堀起: 우뚝 섬)를 현실화하는 과정이 직접적인 민관 기술교류의 장이기도 한 셈이다.

그간 중국 고속철에서 ‘옥의 티’로 여겨져 온 객차 내 무료 와이파이(Wi-Fi) 서비스 부재도 해소될 전망이다. CRC는 현재 베이징~상하이(上海)의 푸싱(復興)호에만 설치돼 있는 4G의 4배급 와이파이를 연말까지 모든 고속철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중국 베이징서역에서 안면인식으로 간편하게 수속을 밟고 있는 승객의 모습. 웨이보
중국 베이징서역에서 안면인식으로 간편하게 수속을 밟고 있는 승객의 모습. 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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