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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서 날아온 음악 티켓… 도레미송이 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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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서 날아온 음악 티켓… 도레미송이 절로

입력
2015.02.2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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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잘츠카머구트(Salzkammergut)는 알프스 산자락과 아름다운 70여 개의 호수를 품은 전원 마을로 유명하다. ‘잘츠카머구트의 진주’로 불리는 호수마을 할슈타트 (Hallstatt)의 모습.
오스트리아 잘츠카머구트(Salzkammergut)는 알프스 산자락과 아름다운 70여 개의 호수를 품은 전원 마을로 유명하다. ‘잘츠카머구트의 진주’로 불리는 호수마을 할슈타트 (Hallstatt)의 모습.

"아름다운 모습을 못 보게 돼서 죄송합니다” 잘츠부르크는 형형색색 고풍스런 도시지만 눈에 덮여 원래 모습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게 됐다며 현지 가이드가 입버릇처럼 아쉬움을 덧붙인다. 사과까지 할 일은 아닌데…. 차창으로 파노라마처럼 스치는 겨울풍경은 오히려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더 감동스러웠고 오래 기억에 남을 듯하다. 눈 내리는 날씨는 포근하고 머리카락을 털면 스며들지 않은 하얀 눈가루가 그대로 날린다. 관광객도 드물어 길을 걷다 어깨 부딪힐 불편함도 없다. 시민들은 치맥 대신 슈맥(고기를 얇게 펴서 기름에 튀겨낸 슈니첼+맥주)을 즐기며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알파인 스키 선수권대회 시청에 열중이다. 거리는 더욱 한산하다. 스키는 오스트리아에서 국민 스포츠다.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몸을 녹이고 다시 시가지로 나선다. -2015.2.1. 메모1. 모차르트 생가 앞 ‘별다방’

잘츠부르크 공항으로 착륙하는 비행기 창 밖으로 소금을 뿌려놓은듯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먼지낀 유리창, 흐린날씨, 휴대폰 카메라. 사진찍기에 안좋은 요소들이 다 모여 오히려 그림 같은 풍경이 촬영되었다.
잘츠부르크 공항으로 착륙하는 비행기 창 밖으로 소금을 뿌려놓은듯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먼지낀 유리창, 흐린날씨, 휴대폰 카메라. 사진찍기에 안좋은 요소들이 다 모여 오히려 그림 같은 풍경이 촬영되었다.
눈으로 뒤덮힌 잘츠부르크의 한 마을. 포근하고 아름답지만 눈으로 교통이 통제되기도 한다.
눈으로 뒤덮힌 잘츠부르크의 한 마을. 포근하고 아름답지만 눈으로 교통이 통제되기도 한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와 서울의 시차는 8시간, 아시아와 유럽의 경계인 터키 이스탄불을 지나는 일정을 택했다. 장거리 비행에 피곤하지만 시차 덕에 조금 젊어지고 시간을 번 듯한 여유를 느껴본다. 잘츠부르크 공항에 착륙하는 비행기 창 밖으로 소금을 뿌려놓은 듯 하얀 세상이 펼쳐졌다. 생계와 상관없이 바라보는 풍경은 언제나 아름답다. 공항을 벗어나는 버스에 몸을 싣고 하얀 소금 세상 속으로 들어간다. 독일어로 잘츠(Salz)는 소금을, 부르크(Berg)는 성이나 언덕을 뜻한다. 폭설주의보가 발령된 탓인지 거리에는 작은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고요하다. 도시는 휴식 중이다.

마음먹고 떠난 여행, 가능한 무리하지 않고 여유롭게 둘러 볼 수는 없을까? 여행을 떠나기 전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다. 정답은 아니지만 잘츠부르크의 관광 포인트를 3일 일정으로 정리했다.

신 시가지와 구 시가지를 가르는 잘차흐강. 구시가지 뒷편으로 호헨잘츠부르크 성이 보인다.
신 시가지와 구 시가지를 가르는 잘차흐강. 구시가지 뒷편으로 호헨잘츠부르크 성이 보인다.

1일. 잘츠부르크 구 시가지와 호엔잘츠부르크 성

신시가지에서 잘차흐강 건너편을 바라보면 호엔잘츠부르크성 밑으로 구시가지가 펼쳐진다. 간판이 아름다운 게트라이데 거리에는 기념품을 파는 잡화점과 레스토랑, 카페가 서울 명동의 모습처럼 골목골목 들어차 있다. 골목길을 따라서 거리의 중심에 다다르면 만나는 모차르트 생가는 현재 기념관으로 사용 중이다. 모차르트가 사용하던 악기, 악보 심지어는 그의 머리카락도 보관하고 있다. 전시품을 통해 당시 중산층의 전형적인 생활모습도 엿볼 수 있다. 관람시간은 9월부터 이듬해 6월에는 오전 9시~오후 5시 30분, 7~8월엔 오후 6시 30분까지다.

골목을 나와 모차르트 광장에서 ‘페스퉁반(Festungsbahn)’이라는 철도차량을 타고 호헨잘츠부르크에 오르면 잘츠부르크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밑에서 바라보는 모습과는 달리 성에서 내려다 보는 구시가지는 황홀하고 평화롭다. 호헨잘츠부르크는 전쟁 때 대피하기 위해 지은 요새로 대주교들이 머물렀던 곳이다. 높은 잘츠부르크라는 뜻.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이 된 레오플트스크론성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이 된 레오플트스크론성

2일.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 모차르트 디너 콘서트

잘츠부르크를 빛나게 하는 두 가지 관광 아이템은 세기의 슈퍼스타 모차르트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이다.

어릴 적 명화극장에 단골 방영되던 장면이 오버랩 되어서일까? 이동하는 차창 밖으로 스치는 거리 풍경이 마치 데자뷰처럼 익숙하다. 실제 ‘사운드 오브 뮤직’은 잘츠부르크 전역에서 촬영 되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주요 촬영지를 돌아 보고 싶다면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미라벨 정원 앞에서 출발해 잘츠부르크와 근교에 흩어져 있는 5~6군데 촬영지를 방문한다. 관광 안내소나 미라벨 정원 앞 투어 안내 창구에서 예약할 수 있고, 홈페이지에서 예약하고 호텔에서 티켓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하루 2회 출발하고 5시간이 소요된다. 가격은 40유로 정도.

올해는 영화가 제작된 지 50주년이 되는 해로 잘츠부르크 관광청에서 연중 특별 전시와 공연 등 다양한 축제와 행사를 야심차게 준비했다고 하니 기대해 볼만 하다. 미리 영화를 보고 ‘도레미송’을 익혀가면 기쁨 두 배.

모차르트의 고향인 잘츠부르크에서 낭만적이고 특별한 저녁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장크트 페터 성당 옆 레스토랑인 ‘스티프트켈러 장크트 페터’에서 열리는 모차르트 디너 콘서트도 권할 만하다. 모차르트 시대의 복장으로 등장한 연주자들이 돈조반니, 피가로의 결혼, 마술피리 같은 대표곡을 들려준다. 성인 56유로, 중앙 특별 좌석은 93유로, 예약은 필수다.

설경이 아름다운 할슈타트
설경이 아름다운 할슈타트

3일. 할슈타트

오스트리아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관광지 중 하나가 호수마을 할슈타트다. 1997년부터 마을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고,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아름다운 배경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이번 여행에서는 설경을 제대로 감상하는 행운까지 얻었다. 가는 방법이 번거롭기 때문에 일정이 짧은 여행자라면 빼놓기 쉽다. 잘츠부르크에서 기차를 타거나 버스를 타고 간다. 시간대에 따라 교통시간표를 확인하고 동선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발칸의 숨은 보석 슬로베니아

슬로베니아(Slovenia)의 수도 류블랴나(Ljubljana)의 전경. 류블랴나는 슬로베니아어로 사랑스럽다는 뜻이다. 슬로베니아를 천천히 들여다 보면 사랑이 보인다. S+love+nia
슬로베니아(Slovenia)의 수도 류블랴나(Ljubljana)의 전경. 류블랴나는 슬로베니아어로 사랑스럽다는 뜻이다. 슬로베니아를 천천히 들여다 보면 사랑이 보인다. S+love+nia

“인구 200만, 1991년 유고슬라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쉴새 없이 쏟아내는 가이드의 상투적인 설명이 귀에 들어올 리 없다. 국경을 넘으면서 이미 설산과 호수의 풍경에 넋을 잃었다. 잘츠부르크로부터 자동차로 3시간 남짓 달리면 슬로베니아, 입국절차는 형식적으로 설치된 톨게이트를 지나는 것으로 끝이다. 유럽과 발칸반도의 길목이라는 거창한 수식어가 무색하다. 슬로베니아는 줄리안 알프스(옛 유고슬라비아 북서부와 이탈리아 북동부로 펼쳐진 동부 알프스 산맥)의 진주로도 불린다. 국토의 대부분이 산악과 삼림지대로 이루어져 있다. 아름다운 풍경을 가능한 많이 담고 싶어 여러 장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파노라마 형식으로 이어 붙였다. -2015.2.7. 메모2.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숙소에서

류블랴나의 고요한 밤거리. 공원을 거닐듯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류블랴나의 고요한 밤거리. 공원을 거닐듯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동유럽 연계 관광 일정에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로 여겨지는 곳이 슬로베니아다. 유럽의 미니어처라고 불리는 슬로베니아는 알프스 설산, 호수, 온천지대, 와이너리 등 다양한 볼거리를 보유하고 있다.

슬로베니아 여행의 시작은 수도 류블랴나 (Ljublijana). 류블랴나는 슬로베니아어로 사랑스럽다는 뜻이다. 걸어서 반나절이면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도시다. 구시가지와 신시가지 사이에 류블랴나성이 우뚝 서 있어서 지도가 없어도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블레드 성에서 호수 반대편을 바라본 모습. 울창한 산림과 눈덮힌 알프스가 절경일 이룬다.
블레드 성에서 호수 반대편을 바라본 모습. 울창한 산림과 눈덮힌 알프스가 절경일 이룬다.
블레드 성에서 내려다 본 블레드 호수. 렌즈에 맺힌 습기덕에 몽환적인 분위기의 사진을 얻었다.
블레드 성에서 내려다 본 블레드 호수. 렌즈에 맺힌 습기덕에 몽환적인 분위기의 사진을 얻었다.

류블랴나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면 블레드 호수에 닿는다. 알프스의 만년설이 녹아 형성된 블레드 호수의 애칭은 슬로베니아의 푸른 눈동자. 오스트리아, 헝가리의 왕족들이 이곳에 빌라를 짓고 휴양했다고 전해진다. 여행가이드는 투명한 에메랄드 빛의 아름다운 블레드 호수에 반해서 공식 일정을 미뤘다는 북한 김일성 주석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푸른 눈동자의 중앙에는 블레드 섬이 있다. 뱃사공이 직접 노를 젓는 전통 나룻배 ‘플레타나’를 타고 눈동자 속으로 서서히 들어가 본다. 섬에는 성모마리아 승천 성당이 있다. 성당에서 ‘사랑의 종’을 울리면 영원한 사랑이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블레드 호수에는 항상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영원한 사랑을 이루기 위해 치러야 할 비용은 7유로.

포스토이나 동굴 투어의 종착점 '콘서트 홀'에서 '야호~'를 외친다. 이름 그대로 1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콘서트 크기다.
포스토이나 동굴 투어의 종착점 '콘서트 홀'에서 '야호~'를 외친다. 이름 그대로 1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콘서트 크기다.

슬로베니아의 또 다른 관광명소는 포스토이나 동굴이다. 류블랴나에서 버스로 1시간 거리에 있다. 슬로베니아 남서쪽에 자리한 석회 동굴로 길이만 무려 21km에 달한다. 일반에 공개된 구간은 전체 동굴 가운데 5.3km로 관람코스가 세계에서 가장 길다. 관람차를 타고 입장해 수십만년 된 종유석, 석순 등을 관찰하고 1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콘서트 홀에 도착해 ‘야호~’를 외치고 나온다. 관람시간은 1시간 30분이고 개별 입장은 불가하다. 성수기는 한 시간에 한 번, 비수기는 하루 3회 입장한다. 입장료는 약 23유로. 입구에서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를 챙기도록 하자. 블레드-류블랴나-포스토이나 또는 역순으로 여정을 잡으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잘츠부르크·류블랴나=류효진기자 jsknight@hk.co.kr

[여행메모]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는 국내에서 직항이 없다. 터키항공(www.turkishairlines.com)을 이용하면 이스탄불을 경유해 잘츠부르크로 이동할 수 있다. 인접한 발칸반도의 류블랴나(슬로베니아), 자그레브(크로아티아) 등도 연계할 수 있어 편리하다. ●터키항공은 인천~이스탄불을 주 11회 운항 중이며, 이스탄불에서 오스트리아 지역은 잘츠부르크와 비엔나를 합쳐 주45회 운항 중이다. 이스탄불~류블랴나는 매일(주7회) 운항한다. ●이스탄불 공항에서는 환승 대기시간이 6시간 이상이면 무료 시티투어를 할 수 있고, 10시간 이상이면 호텔 숙박 서비스도 제공한다. 문의 www.istanbulinhou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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